[뉴스토마토 김하늬·백주아 기자] 내년 경제정책 방향은 세계경제 회복과 정부정책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경기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국정운영의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에 들어가는 만큼 부문별 체감 성과와 확산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그간 부진했던 투자 회복 강도를 높이는데 주력한 것이다. 투자활성화에 총력을 다해 매진하는 한편 소비 활성화, 확장적 재정 운용, 수출 회복 지원에도 박차를 가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돌파한다는 취지다.
19일 정부가 발표한 '2020 경제정책방향'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투자 목표를 기업·민자·공공 등 3대 분야에서 100조원으로 잡은 것이다. 이는 작년말 정부가 목표했던 30조원보다 3배나 넘게 확대한 수치다.
먼저 공공기관 투자를 올해 55조원보다 5조원 늘린 60조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공공주택, 철도, 고속도로 등 SOC 기반 확충을 중심으로 추진키로 한 것이다. 기업의 경우 내년에 4단계로 10조원을 추진하는 동시에 15조원 목표로 추가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지연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데 울산 석유화학공장(7조원), 인천 복합쇼핑몰(1.3조원), 여수 석유화학공장(1.2조원), 인천 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류센터(0.2조원), 포항 이차전지 소재공장(0.2조원)이 포함됐다.
민간투자 촉진을 위한 당근도 제시했다. 최저 1%대의 신규 설비투자 촉진 금융지원 프로그램(4.5조원 규모)을 신설하는 등 시설자금 등에 10조원 이상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민간 투자 촉진 '세제 3종 세트'를 마련하는 등 금융·세제 지원을 보강했다. 또 보다 많은 기업이 국내로 돌아올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 중으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산업단지에 중소·중견 유턴기업 전용 임대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인센티브 방안을 포함하는 '유턴기업 유치 촉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2020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이처럼 '전방위적 경제활력'을 위해 사활을 걸어 경기반등의 모멘텀을 확실히 마련한다는 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의지표명에 긍정적 평가를 냈다. 다만 투자 활성화라는 방향은 잘 잡았지만 100조원 투자 목표에 실제 집행이 얼마나 될지 의문을 나타냈다. 또 대내외 연구기관보다 높은 수치의 2.4% 성장 달성을 위해서는 투자 뿐 아니라 노동시장, 공공부문 개혁부문, 규제혁신에 대한 부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단기적으로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해 내년 성장률을 반등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겼고, 방향성은 잘 잡았다고 본다"대외 여건 불확실성 해소 등을 감안할 때 2.4%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규제해소나 노동시장 유연성이 동시에 달성돼야 실제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4% 성장률을 상당히 낙관적으로 본 것 같은데 정부가 목표의 의미를 담았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성장을 재정지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올해 세수가 많이 안걷힐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국가 부채를 늘릴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민간 부문의 자금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100조원 투자에 대해 "투자활성화 방향성에 대해선 충분히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서도 "계획과 방향성에 대한 부분말고 실제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이 제시돼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혁신쪽에 초점을 둔 부분은 평가할 만한 하지만 사실상 실질적인 투자 효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그는 "공공부문이든 노동이든 구조개혁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데 언급돼 있지 않고, 투자 100조원이라고는 하지만 기존에 하던것이 대부분이라 SOC나 R&D투자 등 성장률을 바꿀 수 있는 요인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하늬·백주아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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