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29일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합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총력저지를 선언하고, 민주당과 다른 야당과의 공조 흔들기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4+1 의원 중에서도 이 안건만은 도저히 안 된다는 분들이 꽤 있다고 안다"며 "그분들이 양심에 따라 행동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한 "내일 공수처법이 날치기 통과되면 민주당은 기어코 비례민주당을 만들 것이다. (군소정당들의) 등에 칼을 꽂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오늘 이 시간까지 비례민주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것만 봐도 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현재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공수처 설치를 위해 다른 야당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공수처법이 통과만 된다면 한국당처럼 비례 득표를 위한 위성정당 창당을 검토할 것이라는 논리다.
그 외에도 심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아들 세습공천을 위해서라면 어떤 만행도 서슴없이 저지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맹비난하고, 지난 27일 본회의를 통과한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법에서 석패율제를 빼면서 민주당이 '심손정박'(심상정, 손학규, 정동영, 박지원)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거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친문세력은 내일도 폭주 기관차를 가차없이 몰고 대한민국을 독재국가로 전락시키려 할 것"이라며 "한국당은 수적으로 열세지만 탄생해선 안될 공수처를 막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선거법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예고하고 "위헌 선거법으로 선거를 치르면 헌법재판소의 직무유기"라며 "그런 선거법에 의해 선거가 실시되면 선거 불복 문제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한편 심 원내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지난 28일 발의한 공수처의 권한을 크게 줄인 공수처법 수정안에 대해 "원안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니만큼 권은희안에 대한 호의적 시각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의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의견을 취합해 당론으로 의견을 모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4+1'의 공수처법 원안 현재 재적의원(295명) 과반출석(148명)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은 '4+1'을 중심으로 약 160여석을 확보하고 있어 통과가 유력하다. 다만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과 무소속에서 이탈표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변수다. 정치권 일각에선 한국당이 본회의에 출석해 먼저 표결에 오르는 '권은희 수정안'에 힘을 실어줄 경우, 원안을 부결시킬 가능성이 오히려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오른쪽)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법 개정안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공수처법 수정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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