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운항 중단 잇따라…한국 해운업계도 '예의주시'
해상 수송로 차단 가능성에 글로벌 선사들 영향 우려
해운업계 "선박 정상 운항 중, 상황 지켜볼 것"
2020-01-12 06:02:03 2020-01-12 06:02:03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동지역 군사적 긴장감 고조로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선박 운항을 중단하는 선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는 일단 선박을 정상적으로 운항하며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Lloyd’s List)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해운선사 바흐리(Bahri)와 브라질 국영에너지사 페트로브라스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중동지역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 운항을 중단하는 선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2017년 11월 아인 알아사드 기지에 배치돼 있는 미 해병대의 모습. 사진/뉴시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길목으로 전 세계 원유 운송량의 3분의 1이 오고간다. 주요 해상 수송로인 만큼 선박이 공격당할 가능성에 노출되기도 한다. 특히 해협은 수심이 낮고 폭이 좁아 선박끼리 충돌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다. 
 
이같은 우려는 운임에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양국 갈등으로 현재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일일 용선료는 14만달러를 찍었다. 작년 3분기 정기용선료 3만5000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자제하기로 하면서 당장 무력충돌 위기는 완화됐지만 아직 양국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엔 이르다. 사태가 악화돼 중동지역 선박 운항이 줄어들면 선복 수급이 타이트해져 운임은 더욱 치솟을 수 있다. 
 
국내 해운업계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호르무즈해협에서 항해중인 한국 선사들의 선박은 20척이다. 현대상선이 호르무즈해협 인근 중동 노선에 컨테이너선 8척과 탱커 1척을 운항하고 있으며 대한해운, 팬오션, SK해운 등도 해당 지역에서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운업계는 양국 충돌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호르무즈해협에 들어가는 선박들이 매우 많은 만큼 모든 선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재로선 분위기가 나쁘게 흘러가고 있지 않지만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임이나 선박 보험료는 아직 상승하지 않았다"며 "(선박은)정상적으로 운항되고 있다"고 말했다.  
 
팬오션 관계자도 "화주들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으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전의 상황"이라며 "현재는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고 운항하기로 약속된 선박들은 계획에 따라 모두 정상적으로 운항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지역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 운항을 중단하는 선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대상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유니버셜 리더호. 사진/현대상선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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