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취임 후 세 번째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찰개혁에 더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 또 "우리 경제에서 부정적 지표들은 점점 적어지고 긍정적 지표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국민체감 성과를 기대했고,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의지도 재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자를 지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라는 주제로 청와대 영빈관 2층에서 열린 이날 기자회견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당초 예정된 90분에서 17분 넘긴 11시47분경 종료됐다. 문 대통령과 200여명의 내·외신 출입기자들은 △정치·사회 △민생·경제 △외교·안보 등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나눴다.
기자들의 관심은 역시 검찰개혁, 한반도문제 해법, 경제상황, 부동산 대책 등에 쏠렸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윤 총장은 엄정한 수사, 권력에 굴하지 않는 수사 면에서 이미 국민에게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검찰의 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면서 "검찰개혁까지 윤 총장이 앞장서준다면 국민들로부터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남북, 북미 대화 모두 현재 낙관할 수도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외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 남북관계는 우리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더 주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있음이 다양한 지표를 통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거시경제가 좋아진다고 국민 개개인의 체감경제가 곧바로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 실질적 삶의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선 "급격히 상승한 부동산 가격은 원상회복돼야한다"며 "보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울러 "크게 보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며 "앞으로 부동산 가격의 동정을 보아가며 신중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역대 최악'으로 비판받는 20대 국회를 향해 강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말로는 민생경제가 어렵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길 바라는 듯 하다"며 "정치권이 앞장서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다음 총선을 통해 그러한 정치 문화가 달라지길 바란다"면서 총선 후 야당과의 협치내각을 구성할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마무리 발언에서도 "우리 정치를 보면 현실이 어려운 만큼 소통·협치·통합 등이 절실한데 거꾸로 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상당 부분 책임은 대통령에게도 있다. 국민과 더 많이 소통하고,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면 더 많은 협치를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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