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9일 서울대학교가 자신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직 직위해제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검찰의 일방적 판단만이 반영돼 있는 기소만으로 신분상의 불이익 조치를 내린 것은 부당하다"고 아쉬워했다.
출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조 전 장관은 이날 직위해제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교수에 대한 불이익 조치는 헌법적 대원칙인 '무죄 추정의 원리'를 지키며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아시다시피 저는 검찰 공소장이 기소라는 목적을 위해 관련 사실을 선택적으로 편집하고 법리를 왜곡했음을 비판하면서, 단호하고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왔다"며 "'직위해제'가 '징계'는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징계'로 인식되기 십상이고, 치열한 다툼이 예정된 재판 이전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저는 서울대 총장의 결정을 담담히 수용한다"며 "제가 강의를 할 경우 발생할지 모르는 학내외의 '소동'과 그에 따르는 부담을 우려하셨으리라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재판 대응 외, 공직에 있는 동안 미루어두었던 글쓰기를 진행하면서 강의실에 다시 설 날을 준비하겠다. 폭풍우가 몰아칠 때는 헤진 그물을 묵묵히 꿰매며 출항을 준비하는 어부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대는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해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관련 규정에 따라 2020년 1월29일자로 (조 전 장관의 교수직) 직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직위해제는 유·무죄를 판단하는 징계와 달리, 교수로서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행정 조치다. 서울대 관련 규정에 따르면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에 대해서는 직위해제 조치를 할 수 있고, 이는 별도 위원회 논의 등을 거치지 않고 총장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12월31일 조 전 장관을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비리 연루 등 11개 혐의로 불구속기소(뇌물수수와 공직자윤리법 위반)한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에 대한 감찰을 무마시킨 혐의(직권남용)로 재차 기소한 바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동부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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