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우수한 해외 스타트업의 국내 정착을 위해 창업비자제도를 전폭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박영선 장관은 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15개국 18개 해외 스타트업과 ‘K-Startup 그랜드챌린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2019년 K-Startup 그랜드 챌린지’ 우수팀의 한국 정착을 응원하고, 그동안 국내에서 창업한 해외 스타트업들의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K-Startup 그랜드챌린지 현장.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박 장관은 이날 “글로벌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꿈을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건강하고 역동적인 생태계를 조성해나가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벤처생태계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주력하고, 해외 인재들이 국내에 보다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창업비자 발급요건도 완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해외 스타트업 대표들은 한국에서의 창업과정과 성과를 공유했다. 한국에 정착하게 된 계기로는 우수한 기술력과 접근성을 꼽았으며, 사업 확장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BearRobotics)의 오정주 한국법인 대표는 “한국은 통신기술이 매우 발달해 있고 이미 세계 최고수준의 클라우드 및 웹서비스 엔지니어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도 굉장히 적어 한국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랜트챌린지 우승팀인 nr2 공동창업자인 조든 모네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중 하나로 지리적으로도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 등에 진출하기 위한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최적화 됐다”며 한국 정착 이유를 밝혔다.
한국에서 사업 시 어려웠던 점으로는 창업비자 발급이 쉽지 않다는 것과 외국기업으로서 정부의 지원이나 투자사들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은 점을 꼽았다.
시각인식 스타트업 이마가(imagga)와 AI 여행 도움 스타트업 트래블플랜(TravelFlan)는 “한국에서 비자발급 과정이 어렵다”고 지적했으며, “한국에 스타트업 기업이 워낙 많아 우선적으로 한국기업에 투자가 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해외 기업에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은 “해외법인이라고 차별을 두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 “국내에 들어온 기업의 경우 차별이 없지만 (정부 지원정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을 적극 홍보해나갈 계획이다”이라고 밝혔다.
해외 스타트업의 비자발급 제도도 개선될 예정이다. 현재 기술창업비자를 발급 받기 위해선 국내에서 1억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받아야하는데, 추가로 정부 지원사업으로 5000만원 이상의 투자를 받을 경우에도 기술창업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낮출 계획이다.
박 장관은 “기술창업비자 제도 개선을 위해 법무부화 협의 중으로 이르면 3월 정도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랜드챌린지처럼 오디션을 통과한 창업팀의 경우 기술창업활동비자를 우선적으로 발급할 수 있는 방향의 제도개선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K-Startup 그랜드챌린지 간담회에서 해외 스타트업 대표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한편 K-Startup 그랜드챌린지는 중기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2016년부터 외국인 및 재외동포 기술창업자를 발굴해 한국에서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해외의 우수한 스타트업들이 국내에 안착할 수 있도록 창업비자 발급, 정착 지원금 등을 제공하고, 국내 기업과의 비즈니스 연계, 멘토링 등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총 197개 해외스타트업의 국내 유치를 지원했으며, 국내법인 77개 설립, 투자유치 871억원, 매출 290억원, 신규고용 창출 171명 등의 성과를 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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