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국적사들이 취항하는 중국 노선의 절반 이상이 막혔다. 감편 노선까지 고려하면 전체 중국 노선의 72.8%가 타격을 입은 상황이라 항공사들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8개 국적사가 운영 중인 103개 중국 노선 중 56.3%인 58개 노선이 운항을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함에 따라 운휴 노선이나 감편 노선은 앞으로도 추가될 전망이다.
업계 '큰 형님'인 대한항공은 중국 본토에 현재 30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이중 △인천~항저우 △인천~난징 △인천~우한 노선을 포함해 모두 20개 노선 운영을 오는 3월 28일까지 중단한다. 비율로 따지면 66.7%에 이른다. 감편 노선도 8개다. 30개 노선 중 정상 운영하는 노선은 2개에 불과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소 인적 교류가 필요한 노선만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노선별로 운항 횟수가 다르기 때문에 노선 개수 감소가 운항 비율 감소와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2인자 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의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19%로 국적사 중 가장 크다.
아시아나는 모두 26개 중국 노선을 운영 중인데 이중 △인천~하이커우 △인천~구이린 △인천~창사 △부산~광저우 4개 노선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운항 횟수를 줄이는 노선은 8개다.
그래픽/표영주 디자이너
아시아나는 중국 본토에 주 202회 항공기를 띄우는데 이번 운항 중단과 감편으로 158회만 띄우게 됐다. 절반 가까이 편수가 줄어든 셈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 에어서울은 중국 전 노선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싼야 △인천~선양 △대구~장가계 등 모두 6개 노선을 운영했는데 오는 3월 28일까지 전 노선을 멈춘다.
진에어도 △제주~상하이 △제주~시안 2개 노선을 운영 중이었는데 모두 중단했다. 에어서울도 신종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설 직후 운영 중이던 중국 2개 노선 운영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도 전날 오후 운항 중단 노선을 추가했다. 이로써 △인천~마카오 △인천~홍콩 노선을 비롯해 10개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지 않는다. 이스타항공은 모두 11개의 중화권 노선을 운영해왔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남은 1개 노선인 제주~홍콩은 여행사 단체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취소가 많지 않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CC 1위 제주항공은 17개 노선 중 7개 노선 운영을 중단했다. 동계 운휴 노선 5개를 제외하면 12개 노선의 절반 이상인 58.3%가 멈춘 셈이다. 에어부산도 9개 노선 중 7개를 중단하고 1개 노선은 감편했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하자 대체편으로 중국 노선을 늘려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로 이 노선까지 타격을 입자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러 악재로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까지 겹치며 항공사들이 최악의 상황을 보내고 있다"며 "중국 노선 항공권 환불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데, 인접 국가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수수료 면제 요구도 높아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운항 중단 또는 감편한 중국 노선 현황은 각 항공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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