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진그룹이 KCGI가 연 기자간담회 내용에 반기를 들었다. KCGI는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 세력일 뿐이며 이로 인한 피해는 기업, 구성원, 개인투자자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KCGI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는데, 이례적으로 요목조목 반박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날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할 수 없도록 정관을 변경한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KCGI 주주연합이 추천한 사내·외이사 후보들도 항공업 경험이 없는,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인사들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현재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주주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경영권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한진그룹은 20일 오전 10시 진행된 KCGI 기자간담회 후 "명확한 비전도, 세부적인 경영전략도 제시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기자간담회"라며 "논리적인 근거 없이 당사 최고경영층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일색으로 상식 이하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는 점 또한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날 KCGI는 조 전 부사장은 경영에 복귀할 수 없다며 이사 자격을 강화하는 조항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혐의 선고가 확정되고,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
강성부 KCGI 대표(왼쪽)가 20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 중이다. 사진/뉴시스
이에 한진그룹은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 관세법,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하지만 주주연합은 오로지 배임·횡령죄에 대해서만 명시했고, 이는 조현아 복귀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또 대표이사가 조 전 부사장 측 인물일 경우 미등기임원으로 임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주주연합이 추천한 전문경영인 후보들도 항공업 경험이 없는 인물들이라고 비판했다. 전면에 내세운 김신배 포스코이사회 의장은 SK텔레콤 대표이사를 지낸 통신사업 전문가로 항공 운송·물류 경험은 전혀 없는 인물이라는 것. 비상무이사로 추천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또한 항공경영 분야 종합컨설팅회사 '스카이웍스'를 운영하고 있어 한진칼에서 취득한 정보를 토대로 개인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진그룹은 "항공산업은 외생 변수와 트렌드에 민감한 산업"이라며 "얼라이언스 등 동맹, 항공기·엔진 제작사와 전문가 그룹의 긴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 경영진들은 항공 관련 경력 30년 이상의 전문가들로 오히려 KCGI가 강조하는 전문경영인들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KCGI는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이 높다며 현 경영진의 경영 실패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이 또한 항공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발상이라는 입장이다.
한진그룹은 "항공업종은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이기 때문에 타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다"며 "최근 부채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리스회계기준 변경(운용리스의 부채 반영) 및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오히려 환율 효과를 제외하면 순차입금은 수천억원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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