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이스타항공은 이달 전 직원 월급을 40%만 지급하기로 했고, 에어서울은 전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큰 형님 대한항공은 자사 객실승무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이날 인천국제공항 사무실을 폐쇄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여객 수요가 급감하며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 항공사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이 가운데 많은 승객과 접촉하는 객실승무원 중 감염병 확진자까지 발생하며 항공사들의 '코로나19 공포'는 안팎으로 더 확대되는 형국이다.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비닐로 얼굴 감싼 채 출국 수속받는 탑승객. 사진/뉴시스
직원 월급 밀린 이스타·에어서울 '잠정휴업'
진정 국면에 들어서는 것 같았던 코로나19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무섭게 확산하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다.
이날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임직원에 보내는 글을 통해 "지급하기로 했던 임직원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다"며 "미지급한 급여는 빠른 시일 내에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적이 악화하면서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이 경영진 월급을 삭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 직원 월급 지급을 미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상무보 이상 임원 급여 30%와 본부장 직책자 직책 수당을 삭감하기로 했다.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일과 근무시간 단축에도 나서며 이미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맨 상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중에서도 재무구조가 부실하다고 알려진 이스타항공이 코로나19로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다른 항공사들도 이스타항공처럼 추가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 에어서울도 전체 노선 중 70%를 운항 중단한다. 일부 일본 노선만 운영하는 것으로, 사실상 '잠정 휴업'에 나선 셈이다.
에어서울은 국내와 해외를 포함해 모두 14개 노선을 운영 중이었는데 이중 8개 노선을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중단한다고 알렸다. 앞서 멈춘 2개 중국 노선을 합하면 모두 10개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지 않는다. 여객 수요 급감으로 빈 비행기를 띄우게 되자 잠정 휴업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판단에 이런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모든 임원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음달 대표, 임원, 부서장은 급여를 100% 반납하기로 했다. 이달은 대표 30%, 임원 20%, 부서장 10%씩 임금을 자진 삭감한다. 또 3월 이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1개월 이상 무급휴직도 한다.
마스크 쓰고 비행 떠나는 대한항공 승무원들. 사진/뉴시스
대한항공, 자사 승무원 확진에 '발동동'
대한항공은 자사 객실승무원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며 이날 오후부터 인천공항 사무실 방역에 나섰다. 이에 따라 당분간 운항·객실승무원 합동 브리핑은 항공기 옆에서 진행한다.
아울러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내 방역은 물론 코로나19 의심 승무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요 사업장에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한다.
대한항공이 이처럼 조치에 나섰지만 공포는 확산하고 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 승무원이 탑승한 항공편명이나 동선을 알려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해외를 오가며 많은 이들과 접촉하는 직업 특성상 다른 이에게 옮길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
확진자가 나오면서 객실승무원들의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들은 직장인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필터 기능이 뛰어난 마스크 종류를 공유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 차원의 동선 발표는 지양하고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른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세 내역은 확인되는 대로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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