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늘 우리는 ‘이렇게 돼야 한다’는 목표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하는 생각을 해왔던 것 같아요.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BTS 현상이 이렇게 까지 커질 줄 알았냐’는 질문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 답했다.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언 지미 팰런과 뉴욕 지하철을 타고 도심을 누비면서다. 24일(현지시간) 방영된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쇼(지미 팰런쇼)’의 녹화분 영상. 뉴욕 지하철에서 만난 팰런과 BTS는 이날 뉴욕 도심 곳곳을 동행하며 앨범과 투어,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나홀로집에’를 즐겨봤다며 맥컬리 컬킨의 어린 시절 성대모사를 하기도 했다. 그랜드센트럴역 광장에서는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타이틀곡 ‘ON'의 첫 무대를 전 세계 최초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미국에서의 활동과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멤버들은 “매일매일이 신기함의 연속”이라며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도 굉장히 작은 나라에 속하지만 그 작은 나라에서도 바깥의 메인스트림에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했다. 제이홉은 “국가도, 언어도, 인종도 다른 상황에서 음악을 들어주고 즐겨주는 것이 영광”이라며 “그 힘으로 다시 공연을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뉴욕 지하철에서 지미 팰런과 토크쇼 하는 방탄소년단. 사진/'Andrew Lipovsky/NBC'
전 세계 통틀어 가장 큰 역, 세계 최초의 ‘ON’ 무대
새 앨범 타이틀 ‘7’과 그 의미를 묻는 질문과 관련해 RM은 “일단 행운의 숫자”라며 “우리 멤버들의 숫자이자 데뷔 기간이기도 하다. 7, 7, 7이 모여 잭팟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 “영광의 순간, 때때로 비틀거리기도 했던 기억, 과거의 빛과 그림자를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했다”며 “고통의 기억이 되살아나더라도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란 메시지가 담겼다”고도 덧붙였다. ‘세계 팬들이 음악에 끌릴 만한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슈가는 “메시지가 강점이라 생각한다”며 “이 시대의 10~30대가 위로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팰런은 방송 초반부터 “BTS와 뉴욕 지하철을 타고 도심 토크쇼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팰런과 함께 지하철 안에서 대화를 나누던 멤버들은 뉴욕 명소를 탐방하며 토크쇼를 이어갔다. 1888년 설립된 미국 전통의 델리마켓 ‘카츠 델리카트슨’에서는 샌드위치를 먹고 직접 만드는 시간도 가졌다.
방송 말미 방탄소년단은 그랜드센트럴역 광장에서 세계 최초로 ‘ON’ 무대를 가졌다. 30여명의 댄서, 12명의 마칭 밴드와 등장한 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이 역 곳곳을 무대로 활용했다. 흰 복장의 멤버들은 검은 복장의 댄서, 밴드와 색 대비를 이루며 기존 K팝 군무에 유려하고 부드러운 춤선을 섞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강약 완급조절과 대열을 이뤄 이동하는 화려한 움직임이 광활한 행진 부대의 느낌을 줬다.
미국 그랜드센트럴역에서 'ON' 퍼포먼스를 세계 최초 공개한 방탄소년단. 사진/'Andrew Lipovsky/NBC'
미, 영 차트 1위 ‘신호’…그래미 벽 깰지 관건
‘ON’ 세계 첫 무대를 공개한 이날 공교롭게 서구권 음악차트에서 일제히 ‘신호’가 왔다. 세계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새 앨범의 1위 전망이 동시에 나왔다.
빌보드는 이날 예고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이 다음 주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로 데뷔할 것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빌보드 앨범 차트는 ‘전통적인 앨범 판매 수치’(traditional album sales)'과 ‘디지털음원 판매량 환산 음반 판매 수치(Track equivalent albums·TEA)’, ‘스트리밍 횟수 환산 음반 판매 수치(Streaming equivalent albums·SEA)’를 종합해 결정된다. 이 차트는 글로벌 음반 판매 조사업체인 닐슨 사운드스캔이 집계하며 나름의 점수 환원 방식이 있다. 디지털음원 10곡을 다운로드하거나 1500곡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전통적인 앨범 1장을 판매한 것으로 간주한다.
닐슨 사운드스캔에 따르면 빌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발매된 새 앨범은 27일까지 30만점 가량의 앨범 수치를 획득할 전망이다. 전작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1위 발표 당시 성적이 20만점∼22만5000점임을 감안하면 훨씬 높은 셈이다.
이날 빌보드와 양대 팝 차트로 평가받는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도 1위 전망 분석이 나왔다. 오피셜 차트는 BTS가 ‘두 번째 영국 내 1위 앨범을 예약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주 CD와 다운로드에서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그룹은 전작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이 차트 정상에 이미 오른 바 있다.
이번 앨범이 세계 평단의 지지를 얻어 그래미 벽을 뚫을지도 관건이다. 미국 음악매체 롤링스톤은 24일 새 앨범 리뷰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의 최신 ‘블록버스터’가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별 5개 중 4개를 부여했다.
앞서 전날 열린 글로벌 기자 간담회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그래미어워드’에 관한 질문에 “현재에 집중하겠다”는 현답을 내놨다.
슈가는 “2년 연속 ‘그래미어워드’ 시상과 무대에 오른 것은 역시 아미 덕이었다”며 “한 스텝, 한 스텝 또 다시 밟다보면 내년을 또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보다는 목적,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고 기록보다는 성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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