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책임' 이만희 수사, 서울중앙이냐 수원이냐…이번주 판가름
서울중앙지검, 살인죄 적용 등 법리 검토 진행
2020-03-09 17:01:27 2020-03-09 17:01:2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서울중앙지검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고발 사건에 대해 일각에서 우려하는 살인죄 등 적용을 위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마무리될 검토 결과에 따라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서 직접 수사하는지, 수원지검으로 이송하는지가 결정되며, 이에 따라 수사 강도의 변화도 예상된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창수)는 서울시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자료를 검토 중이다. 검찰은 지난 2일부터 일주일째 검토를 이어가고 있으며, 사안의 중대성과 살인죄 등 법리 검토의 내용이 수사 주체를 결정할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고발 내용을 기초로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인 사안 외에 어떤 새로운 내용들이 있는지, 살인 등 고발 취지에 대해서는 법리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이들 내용을 검토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할지, 수원지검으로 이송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서울시 고발 사건을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이 맡게 되면 수사는 더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4일 '코로나19 대응TF'를 구성하고, 산하에 상황대응팀(팀장 양동훈 공공수사1부장)과 사건대응팀(팀장 이창수 형사2부장)을 설치했다. 이후 같은 달 '마스크 등 보건용품 유통교란사범 전담수사팀(팀장 전준철 반부패수사2부장)'도 구성했다.
 
특히 사건대응팀은 △역학조사 거부 행위 △입원 또는 격리 등 조치 거부 행위 △관공서 상대 감염 사실 등 허위 신고 행위 △가짜뉴스 유포 행위 △집회 관련 불법 행위 등 5대 중점 수사 처벌 대상 유형을 선정해 대응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코로나19 대응 체계 강화 방안'과 관련한 대검찰청의 지시에 따라 지난 6일 코로나19 대응TF의 팀장을 기존 이정현 1차장검사에서 이성윤 지검장으로 격상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마스크를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일 이만희 총회장과 12개 지파장에 대해 살인죄, 상해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다음 날 이 사건을 형사2부에 배당했다. 이창수 형사2부장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코로나19 대응TF 사건대응팀을 이끌고 있다.
 
서울시는 "2월18일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신천지 관련 확진자 비율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 상황이고,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다른 지역 신도들로 인한 감염도 상당수 확인됐다"며 "그런데도 피고발인들은 신도들이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해 방역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하는 어떠한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서울시가 제기한 살인죄에 대해서는 이 총회장의 미필적 고의 입증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형법상 미필적 고의는 '자신의 행위로 인해 어떤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인식했는데도 그 결과의 발생을 인용한 심리 상태'를 말한다.
 
이보다 먼저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지난달 27일 이 총회장 등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에 고발한 사건은 현재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박승대)에 배당된 상태다. 대검은 같은 날 사건을 수원지검에 배당했다. 대검 관계자는 "수원지검이 신천지 본부 소재지를 포함한 경기 남부 권역을 관할하는 점,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신천지는 지역사회 감염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조직의 보호와 신천지인이 밝혀지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 조직적으로 역학조사를 하는 데 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직적 은폐는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것으로 시민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는 이때 마땅히 정부와 검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신천지 본부를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이 단체는 이달 5일 이 총회장과 고위 간부들에 대해 횡령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했다. 해당 고발 사건은 아직 대검에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현재 일부 지파는 고위 간부 개인 계좌로 수십억원 상당을 지교회와 교인들로부터 입금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고발했다"며 "만약 이들이 조성된 비자금이 이만희에게 전달됐다면 이는 업무상 횡령의 공범 또는 적어도 배임수재죄에 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 구속수사, 가출 자녀 귀가, 신천지 해체 등을 촉구하는 가운데 한 참석자가 이만희 총회장 고발장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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