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국내 화장품 로드숍들이 사드 보복 사태에 이어 코로나19 타격으로 이중고가 겹쳐 벼랑 끝에 섰다. 그나마 전염병 우려에 매출이 오르는 소독제 등 위생용품 판매에 집중하며 생존을 위한 동앗줄을 당긴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출시한 '핸드 앤 네이처 세니타이저 겔 대용량' 제품 이미지. 사진/네이처리퍼블릭
9일 업계에 따르면 로드숍 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생용품 긴급 생산에 돌입하는 등 증가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화장품 업체들의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 판매량은 급증하는 추세다. 화장품 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의 지난달 말 일평균 손소독제 판매량은 설 연휴 이전 3개월 일평균 대비 약 60배 상승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손소독제 판매가 급격히 늘자 최근 300㎖ 대용량 제품도 새롭게 출시했다. 소비자들이 가정 또는 공공장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에 따라 기존 제품보다 10배 커진 제품을 선보였다. 동시에 스파우트 형태나 튜브 타입의 제품도 선보여 손소독제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외에도 미국과 동남아 등 주요 국가 매장에서도 선보여 판매하고 있다.
‘더샘’도 손소독제 제품이 연일 품절되면서 지난달 대용량 상품을 긴급 출시했다. 손소독제 '퍼퓸드 핸드 클린 겔 대용량'은 245㎖ 용량으로, 기존 제품(30㎖) 대비 7배가량 크다. ‘토니모리’는 일반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알로에 촉촉 핸드 겔', '대용량 알로에 촉촉 핸드 겔(300㎖)‘ 등을 선보여 다양한 소비자를 공략했다. 또한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1+1 프로모션을 시행하는 등 늘어난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로드숍 매장에서 제품이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이 같이 국내 로드숍의 위생용품 판매량이 늘어나자 생산 업체도 덩달아 생산량이 늘고 있다. 한국콜마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본격적으로 2월부터 손소독제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해에는 제약 공장에서 1년에 한 번 정도 생산했지만, 최근 주문이 늘자 화장품 공장에서도 생산키로 결정했다.
코스맥스는 1분기 손소독제 주문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배가량 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문이 폭증하자 현재 국내 경기도 화성 및 인도네시아 생산 공장 등에서 최대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전 세계 글로벌 업체로부터 손소독제 생산 주문이 늘고 있다"라며 "추가 주문이 들어올 경우 유동적으로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생용품 수요가 증가할 경우 화장품 판매 부진이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로드숍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 고객 및 인바운드 여행객 감소로 매출이 급감하고 구조조정 업체도 속출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도 감염 예방을 위한 위생용품 수요가 확대되는 것이 가뭄 중 단비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해외 지역에서도 손소독제 주문과 판매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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