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의 신형 ‘아반떼’가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몇년간 아반떼의 판매실적이 하락한데다가 가성비를 갖춘 소형 SUV 모델이 경쟁적으로 출시됐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차 ‘쏘나타’ 등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점도 아반떼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형 아반떼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에는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신형 아반떼는 3월 출시가 유력했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시점이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 9일 제네시스 ‘GV80’ 가솔린 모델이 등장했고, 이후에도 16일쯤 신형 ‘G80’가 공개되는 점도 아반떼 등장 시점에 변수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이번 신형 아반떼를 선보이면서 부진을 씻어낸다는 각오다. 아반떼는 지난 2015년 ‘아반떼 AD’를 출시한 후 10만422대를 판매하면서 높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2017년 8만3861대로 하락했고 다음해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아반떼’가 나왔지만 2019년 6만2104대까지 판매량이 떨어졌다.
현대차는 조만간 아반떼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소형 SUV와도 대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현대차
2018년 9월, 현대차는 ‘더 뉴 아반떼’ 출시행사에서 “아반떼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아반떼”, “준중형 시장의 새로운 기준” 등으로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과거 국민차로 불렸던 시절에 비해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아반떼의 실적 하락 이유로는 우선 국내 자동차 트렌드가 세단에서 SUV로 변화하는 점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및 수입 브랜드의 신차를 보면 대부분이 SUV”라면서 “젊은 세대 중심으로 레저, 캠핑 문화가 활발해지면서 실용성, 공간활용성 등에서 강점이 있는 SUV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반떼와 가격대가 겹치는 소형 SUV의 라인업이 몇년 간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5년 쌍용차 ‘티볼리’를 필두로 2017년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2019년 현대차 ‘베뉴’, 기아차 ‘셀토스’, 올해 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 ‘XM3’ 등이 쏟아져나왔다.
아반떼는 최근 몇년간 판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차
아반떼의 가격대는 가솔린 모델이 1558만~2214만원, 이다. 셀토스는 1929만~2444만원, 트레일블레이저 1910만~2509만원, XM3 1719만~2532만원으로 아반떼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신형 아반떼의 가격이 기존 모델보다 상승한다면 소형 SUV 모델들과의 가격 차이는 더욱 좁혀진다. 지난 5일 XM3 시승행사에서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는 컴팩트 SUV인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등을 타깃으로 했다”면서도 “더 나아가 아반떼 등 준중형 세단 시장과도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아반떼가 누렸던 엔트리카 지위가 흔들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반떼의 실적 감소세와는 달리 쏘나타는 2018년 6만5846대에서 2019년 10만3대로 증가했다. 올해 1~2월 실적을 봐도 아반떼는 5213대에 그쳤지만 쏘나타는 1만1445대를 기록했다. 기아차 ‘K5’도 2018년 4만8503대, 2019년 3만9668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12월 신형 K5 출시 후 올해 2월까지 누적은 1만2397대에 달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가성비를 갖춘 소형 SUV 모델이 대거 등장하면서 아반떼 등 준중형 세단 모델이 고전하고 있다”면서 “과거 생애 첫 차로 아반떼가 거론됐지만 현재 자동차 수요는 SUV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신형 아반떼의 디자인이 혁신적이거나 경쟁력을 갖춘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예전의 인기를 회복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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