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1만5000명의 공무원들이 밀집한 정부세종청사에 잇따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추가 확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한 해양수산부의 일부 사무실들이 폐쇄되고, 핵심 부서 인력의 재택대기 등 행정공백도 우려되고 있다.
11일 세종관가에 따르면 해수부 수산정책실 어업자원정책관실 소속 직원 4명이 연달아 코로나19 확진자로 드러나면서 4층 전체가 이틀연속 폐쇄됐다.
앞서 지난 10일 어업자원정책관실 소속 직원 A씨가 확진판정을 받은데 이어 이날 추가 3명이 발생한 상황이다.
해수부는 추가확진을 우려해 500명이 넘는 본부 전체인력의 검체 검사를 하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검사를 전담하는 세종시 보건소의 검사 인력은 하루 평균 200명만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사실상 전체 검사가 어려운 구조다.
지난 10일부터 방역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정부세종청사 내 해양수산부를 방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관계자는 “본부 단체 검진이 요구됐으나 세종시 검사인력의 한계로 확진자와의 밀접접촉자가 우선 검사대상으로 분류됐다”며 “‘해수부 확진자와 2m 이내에서 15분 이상 긴밀접촉한 사람’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세종시 보건소 측도 이에 해당하는 대상자의 수요 파악을 해수부에 요청한 상태다.
행정공백도 고민거리다. 확진자가 연달아 발생한 어업자원정책관실은 해수부 건물 4층으로 해운물류국, 해양환경정책관실 소속 2개부서 등 핵심 정책과들이 즐비한 곳이다. 인력만 211명이다.
어업자원정책관실이 이틀 연속 폐쇄된 상황이나 나머지 핵심정책과가 손을 놓을 경우 사실상 행정마비가 불가피해진다.
때문에 4층 폐쇄 조치에도 해운물류·수산정책의 행정공백 사태를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잔류인력이 남아 공백을 메우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집에 가면 아이들과 노모가 계신다”며 “혹시 모를 불안감 때문에 집에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검진 대상 통보가 오기까지 사무실에 남아 잔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수부 고위관계자는 “재택명령이 떨어졌지만 집에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행정공백을 우려해 최소한의 잔류인력이 남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일부터 방역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정부세종청사 내 해양수산부를 방역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검체 시약을 들고 있는 검사요원 모습. 사진/뉴시스
해수부 사태의 심각성은 다른부처도 불안감으로 전이되고 있다. 타부처 관계자는 “세종관가에는 공무원 부부가 많다”며 “해수부와의 밀접관계자, 즉 부부이거나 최근 긴밀한 접촉을 한 타부처 공무원도 재택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이날 세종청사 14동에 위치한 교육부 직원도 코로나19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사 내 공포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세종1청사 인근 인사혁신처 직원 확진과 국가보훈처 파견 직원 소식에 이어 보건복지부, 해수부, 대통령기록전시관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고조된 분위기다.
다른 부처 관계자는 “세종청사는 넓은 듯 좁은 곳으로 부처 간 교류가 밀집해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추가 확진자가 연쇄적으로 더 발생할 경우 행정공백을 떠나 정부부처의 기능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재택을 할 수 도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세종시는 17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