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온라인 강의 몰려온다…커지는 등록금 환불 요구
오프라인보다 강의 질 떨어진다는 판단…행동 나서는 학생도
2020-03-15 06:00:00 2020-03-15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다음주에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 비해 강의의 질을 담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행동에 나서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부분 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거나 시행을 앞두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12일부터 학부 학우 대상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항목은 대학 대응으로 인한 피해 발생 여부와 유형, 등록금 반환 필요성, 온라인 수업 대체에 따른 지원 요구사항, 오프라인 실습시 필요한 지원 등이다. 총학 관계자는 "실습 과목이 포함된 단과대들은 등록금을 낸만큼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다"며 "주말까지 의견을 받고 학교와 이야기해보든가 자체 대응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연세대 대학 커뮤니티에는 "혼자서 책 읽으라는 교수들은 ㄹㅇ(정말) 등록금 돌려줘야 하는거 아니냐. 등록금 인하해달라고 하는 애들 좀 그랬는데 수업을 아예 안하는 건 진짜 아닌거 같은데", "비싼 등록금 내면서 연세사이버대학 다니려고 열심히 공부한건 아닌데. 한학기 통싸강(사이버 강의)은 진짜 아니야"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연기 기간이 1주였던 학교들은 온라인 강의에 대한 악평이 쌓이고 있다. A대학의 경우 부실한 강의 진행 현황이 화제다. 화이트보드에 적은 글자가 보이지 않는가 하면, 수년 전에 찍은 영상 업로드를 하고, 부실한 PPT 수업 등이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당 대학은 특별한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A대학 관계자는 "저희가 특별히 대응할 것이 없고, 등록금 인하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환불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교육부령인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는 최소한 1개월 내내 휴업해야 휴업분만큼 면제할 수 있다고 돼있지만, 대학들의 개강연기는 길어도 2주였고 온라인 강의도 강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10일 등록금은 총장 재량 사항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법적 강제력이 없는 상태지만 반환 요구 여론은 지속되고 있다. 서울대 등 전국 27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지난 1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업 질 담보, 지출된 경비 공개 및 차액의 반환, 학생-학교 및 학생-교육부 간 소통 채널 확보 등을 촉구했다. 전대넷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만5000여명 중 84.3%가 등록금 반환에 찬성했다. 또 인하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의 동의 숫자는 13일 기준 7만4282명을 기록 중이다.
 
지난 13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정문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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