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대구 소화조 폭발 사망 사건 책임자 유죄 확정
대구환경공단 직원 금고 4개월·집행유예 1년 선고 원심판결 유지
2020-03-19 09:58:01 2020-03-19 09:58:01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 2016년 대구에서 발생한 소화조 폭발로 작업자들이 사망한 사건의 책임자에 대해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대구환경공단 신천사업소 직원 최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구환경공단에 대한 벌금 400만원도 확정됐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며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과실치사죄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2016년 10월24일 대구환경공단 신천사업소 내 음식물처리 소화조에서 이송 배관 부분 교체 공사가 진행되던 중 전동 그라인더 사용으로 발생한 불꽃이 메탄가스 폭발로 이어져 작업자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씨와 대구환경공단은 산업재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를 하지 않고, 공사 감독을 소홀히 한 업무상 과실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최씨에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다거나 이 사건 소화조 위에서 불꽃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전기 그라인더나 용접 기구 등을 이용한 작업을 하도록 하거나 그러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거나 이뤄질 염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했음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1심 판단과 달리 최씨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최씨에게 상고심에서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대구환경공단에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망한 피해 근로자들에게 불꽃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전기톱, 그라인더 등의 공구 사용과 용접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소지한 기구·공구와 공사 현장 점검을 소홀히 했다"며 "폭발 위험지역인 이 사건 소화조 내에서 피해자들의 출입, 전기 사용, 작업 행태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해 공사 감독을 소홀히 한 업무상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한 업무상 과실로 인해 이 사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피해 근로자 2명이 사망해 결과가 중하고, 피고인들의 산업안전보건조치 불이행과 업무상 주의의무의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그러나 피해자들의 부주의도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 된 점, 피고인 대구환경공단을 상대로 한 관련 민사소송의 항소심 절차에서 강제조정 결정에 의해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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