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올스톱'…특수 대신 된서리 맞은 TV업계
잇따른 연기에 상승효과 기대 어려워…영향 적을 것이란 목소리도
2020-03-23 06:04:15 2020-03-23 06:04:15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전 세계 스포츠 경기가 올스톱됐다. 유난히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많은 올해 특수를 기대했던 TV업계로서는 예상치 못한 된서리를 맞은 격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월24일로 예정된 2020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야마구치 가오리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이사가 최근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코로나 확산으로 선수들이 충분히 연습할 수 없어 대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지난 20일 "다른 시나리오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2월14일 서울 서초구 인근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이 고속버스 TV로 방영된 올림픽 경기를 보며 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다음으로 큰 국제 축구 대항전인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와 남미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는 이미 1년 연기가 확정됐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코로나 확산세가 개최 시기인 올 여름까지 진정되기 어렵다고 보고 대회를 뒤로 미뤘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반사이익을 누려왔던 TV업계는 이번 연기 결정이 달갑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가 있는 해마다 TV 판매량이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지만, 대회가 연기된다면 이러한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일본 도쿄 거리에 설치된 2020 도쿄 올림픽 카운트다운 시계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코로나19 여파가 현재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만 미치고 있는 게 아니다. 무서운 속도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유럽의 프로축구 시장은 거의 모두 경기 일정을 중단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활약하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확진 감독과 선수까지 나오면서 다음 달 30일까지 중단 기간을 연장했다. 50개 주 모두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 프로스포츠도 전면 중단됐다.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는 정규시즌 개막을 연기했고 미국프로농구(NBA)도 진행되던 리그를 전면 멈췄다. 
 
스포츠가 완전히 발걸음을 멈췄으나 TV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유로 등이 열리는 해가 되면 유통업체에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TV 구매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연간 출하량을 따졌을 때 미세한 증폭이 있을 뿐 큰 영향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프로야구 미네소타 트윈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시범 경기가 취소되면서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전 IHS마킷)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2억2291만대)을 발표하면서 올해 2억2548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그 차이가 250만대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에도 2억3229만대 수준으로 연간 규모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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