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입국 검역대상을 유럽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검역대상을 유럽으로 국한할 것이 아니라 전세계 입국자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추가된 서울 확진자 6명 중 구로 콜센터 관련 2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모두 스페인과 미국 등 해외접촉 관련자다. 서울지역 해외접촉 관련 확진자는 53명까지 늘었으며, 3월 들어 확진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전날부터 유럽에서 온 입국자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 중이다. 또 음성인 경우 14일간 자가격리 또는 강화된 능동감시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유럽 외에도 미국·필리핀 등에서 입국자 확진 사례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보다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시는 유럽 입국자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미국, 필리핀 입국자의 명단을 정부에 요청해 자가 격리를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확진자와 동일한 비행기 편으로 입국한 동승자 명단도 요청했다. 이날부터 2주를 소급해 적용한 입국자 명단까지 확보해 관리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단기체류자의 경우에도 외출 자제 등 강한 자율격리를 2주간 권하는 수준으로 관리하고 기간 중 증상 발현시 선별진료소에 방문토록 조치하겠다”며 “정부에 세계 모든 외국여행객들이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비행기를 탑승한 명단을 제공해달라고 했다. 명단이 확보되면 자가격리 또는 이에 준하는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해외유입 확진자 증가 대책으로 자가격리자 증가에 따른 격리시설 확보, 방역물품과 모니터링 체제를 정비할 방침이다. 현재 총 가용병상 1022개 중 293개를 사용 중이며 잔여분은 729개(실사용률 29%)로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유증상자 급증에 대비해 적십자병원과 제일병원을 추가로 감염병 관리기관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장시간 밀접한 생활이 이뤄지는 다중시설 집단감염을 막고자 체육시설, 클럽·콜라텍, 노래방·PC방, 학원 등에 대해 14일간 운영중단을 권고했다. 앞으로 14일간 현장점검을 통해 명령 미준수 시설에 대해선 벌금 부과, 구상권 청구 등 강력한 제재에 나설 계획이다.
여전히 민간체육시설의 57.5%가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체육도장, 필라테스, 요가, 줌바 등의 자유업 체육시설도 이번 운영중단에 포함했다. 클럽, 콜라텍 154곳 가운데 62.3%만이 휴업에 동참했다. 상당수 클럽과 콜라텍이 운영 중이거나 운영 재개를 검토 중이다. 개원을 고수하고 있는 학원에도 지침 준수명령을 내렸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2일 교회 일요예배 현장점검을 벌여 384건의 방역수칙 위반을 적발해 383건을 현장 시정조치했다. 2000명의 신도들이 밀집해 예배를 한 사랑제일교회에는 참석자 명단 미작성, 마스크 미착용 등을 이유로 내달 5일까지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위반 시 감염병법에 따라 벌금 부과, 구상권 청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해외접촉자 증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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