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최서윤 기자]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 단계인 팬데믹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 경제계가 한 목소리로 국제 공조를 촉구하고 나섰다.
발병 초기 중국 내 생산·판매시설 일시 폐쇄 여파를 수습하지도 못한 채 감염병이 미국과 유럽, 인도, 중남미 등으로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 시스템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조언이다. 특히 항만·국경 봉쇄 조치 등으로 세계교역의 90%를 차지하는 해운물류가 마비되면 필수의약품과 생필품 조달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 전경련 등 주요 16개국 경제단체가 참여한 세계경제단체연합(GBC)은 기업인 이동 보장과 경제 활력 조치 등 시장 영향 최소화 노력을 각국 정부에 주문했다. 세계 해운·항만업계를 대표하는 국제해운회의소(ICS)와 국제항만협회(IAPH)도 글로벌 공급망 보호를 위해 신속한 공동행동을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경련이 포함된 세계경제단체연합(GBC)은 26일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의 일부분. 자료/전경련
26일 재계 및 해운·항만업계에 따르면, GBC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시장 영향 최소화 건의를 위한 공동성명’을 냈다. 성명은 각국 정부와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B20(비즈니스20) 등 국제기구에 전달됐다.
GBC는 성명에서 “세계는 무역·투자·기업 활동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고, 78억 세계인의 삶은 세계경제시스템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보건위기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공동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가 세금 공제와 금융·유동성 지원 등 상황에 맞는 재정·통화정책으로 경제 활력 조치를 취하고 국제적으로 조율해야 한다”며 “정책을 입안할 때 기업·노동자 등 민간 부문과도 투명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글로벌가치사슬 교란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규제와 무역장벽을 세우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무역·투자를 위해 기업인의 이동제한 조치도 예외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공장 폐쇄와 국경 봉쇄 등 생산·판매·물류가 마비되면서 세계경제시스템이 위기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폴란드 국경 건너편 고속도로 아우토반에서 새벽 시간 트럭들이 몰리는 모습. 사진/AP·뉴시스
특히 세계경제시스템의 요체인 물류 정상화에 대한 요구가 크다. GBC는 지난 20일에도 ‘항공화물·물류 네트워크 정상 운영 촉구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세계 해운·항만업계를 대표하는 ICS와 IAPH는 한국 시간으로 이날 밤 열리는 G20특별화상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과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24일자로 서한을 보내 해운·항만 기능 정상화를 위한 국제협력을 촉구했다.
ICS와 IAPH는 서한에서 “식량, 에너지, 원자재, 제조업 제품과 부품은 물론 필수의약품과 생필품 및 현대사회에 필요한 모든 물품 등 세계무역의 약 90%가 해상운송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각국 정부가 항구를 열어놓고 해상교역과 운송을 지속할 수 있도록 G20과 유엔, WHO 등 관련 기관이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코로나 사태로 개최하는 이번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제안, 한국 시간으로 이날 밤 9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코로나 확산 이후 주요국 정상이 화상으로나마 한 자리에 모이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보건적 차원의 감염병 대응 외에도 위기에 빠진 세계경제를 위한 국제공조를 명시하고 대책 마련을 논의할지 주목된다.
세계 해운·항만업계를 대표하는 국제해운회의소(ICS)와 국제항만협회(IAPH)는 G20특별화상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과 UN 등 관련 기관에 코로나19 사태에 글로벌 공급망 보호를 위한 공동 행동을 신속히 취해달라고 촉구하는서한을 발송했다. 서한 일부. 자료/ICS
김재홍·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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