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이란 대화방을 운영하면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에 대해 검찰이 31일 구체적 범행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특정한 피해자 중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TF는 이날 오전 10시15분쯤부터 영상녹화실에서 조주빈을 상대로 4차 피의자신문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3차 조사부터는 피해자별 구체적인 범행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송치될 당시에는 70여명의 피해자 중 대부분의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인적사항이 특정된 20여명부터 조주빈을 상대로 범행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이 인적사항을 파악한 피해자 20여명 중 아동·청소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유형별, 시기별 등의 기준에 따라 범행을 확인 중이다. 조주빈은 검찰의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대체로 진술에 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6일 기본적인 인정신문과 함께 성장 배경과 범행 전 생활, 송치된 혐의 내용 전반에 대한 인정 여부를, 27일 텔레그램 이용과 그룹방 개설 경위, 주요 내용 등을 조사했다.
조주빈의 혐의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유사성행위, 강간) △강제추행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강요 △강요미수 △협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살인음모 △사기 등 총 12개에 달하며, 수사기록은 별책을 포함해 38권, 약 1만2000쪽 분량에 이른다.
일부 혐의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지만, 검찰은 증거관계와 법리 등 확인이 더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할 방침이다. 또 검찰은 성범죄 관련 혐의를 우선 조사한 후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조사도 지난 3차까지와 마찬가지로 변호인 없이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날 변호인으로부터 선임계가 제출되면서 오후 조사부터는 변호인이 참여해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주빈의 공범 중 4명은 이미 재판에 넘겨졌지만, 이 중 3명에 대해서는 기존 혐의 외에도 기소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혐의가 있어 경찰에서 추가로 보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로 조사가 진행 중인 공범 중 대화명 '태평양' 이모군은 조주빈과의 관련성에 대한 보강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 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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