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정부가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에 나서기로 하면서 학부모와 교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오후 세종시 다정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집에 있는 학생들과 온라인 원격수업을 테스트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1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달 9일부터 온라인 개학 시행을 유력 검토하자, 적용 과정에서 지역별 격차와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학부모들은 온라인 개학 진행 시 코로나19 감염 우려는 줄겠지만, 이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애로사항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온라인 개학을 해도 걱정이고, 안 해도 걱정이지만 무리하게 등교하는 것보다 온라인 개학이 더 낫다"며 "다만 자녀가 한 집에 두 명 이상일 때는 어떻게 학습을 진행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주시에 사는 다른 학부모는 "아이들이 방에서 화면만 보고 수업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말 걱정은 맞벌이와 전업 가정의 학습 결과 차이가 심하게 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교사들도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세부적인 메뉴얼이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교육이 전개될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교사는 "온라인 교육을 학교 재량으로 하는 것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구체적인 메뉴얼 없이 화상 수업, 영상 녹화 등 교육 방법 결정부터 설비 마련을 교사 재량으로 맡기면 난처하고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단체는 이 같은 각층의 호소에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빈부와 지역별 차이, 맞벌이 여부 등으로 수업의 접근성에서 격차가 예상돼 향후 평가 시 불공정성 문제가 우려된다"며 "온라인 개학을 시행하며 나타나는 여러 가지 한계에 대해 정부와 교육 당국이 조속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학교에 무리한 책임이나 권한을 떠넘길 게 아니라 특단의 지원이나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학습권 보장에 대한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최소한 모든 아이들에게 단말기와 인터넷 접속이 보장돼야 하고, 적응 기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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