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7일 여야가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는 여야와 심도있는 논의를 거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정치권의 요구에 일단 문은 열어뒀지만,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부는 국민께 지원금이 하루 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신속히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성, 형평성, 국가재정 여력 등을 감안해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면서 "제3차 비상경제회의의 결정에 따라 정부는 세출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추경안 편성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달 30일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국민의 70%를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정부로서는 끝을 알 수 없는 경제 충격에 대비하고, 고용 불안과 기업의 유동성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재정 여력을 최대한 비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적으로 조금 더 견딜 수 있는 분들은 보다 소득이 적은 분들을 위해 널리 이해하고 양보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며 '선별지급'에 대한 국민들의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5일 1인당 50만원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주장을 내놨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다음 날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가구로 확대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야가 한 목소리로 '전 가구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신중한 모습이다. 70% 지급결정이 재정부담 등을 고려한 정부의 내부검토를 거쳐 나온 결정인 만큼 번복이 쉽지않을뿐더러, 여야의 주장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나온 일종의 '선거전략' 일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급 범위 확대 가능성에 대해 "정부안은 국민 70%에게 지급하는 방안"이라며 "가능성을 열었다, 닫았다 말하지는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또 신속한 지급을 위해 문 대통령에게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국회에 (총선 직후) 정부 추경안을 제출하면 심의해달라고 (대변인이) 말씀드렸다"면서 사실상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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