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빠진 조선업, '구원투수' LNG선도 없다
나온 물량 소형선 2척뿐…바닷길 막혀 LNG 수요 감소
2020-04-13 06:03:00 2020-04-13 06:03: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조선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감이 빠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구원투수 역할을 하던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도 없다. 시장 정상화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처지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월까지 누계 발주량은 23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71% 줄었다. 
 
작년에도 발주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2019년 1분기 발주량은 810만CGT로 전년보다 25% 감소했었다.올해는 작년보다 더 줄어들었다. 
 
조선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감이 빠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구원투수 역할을 하던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도 없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선. 사진/대우조선해양
 
특히 국내 대형 조선사가 주력으로 수주하는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가 전혀 없다. LNG선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선인 만큼 선가도 일반 상선에 비해 높다. 한국은 2018년 전 세계 발주된 LNG선 76척 중 66척을 수주할 정도로 LNG선 발주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14만㎥급 이상 대형 LNG선은 단 한척도 발주되지 않았다.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는 14척이 발주됐다. 올해 나온 LNG선 물량은 일본 선사 K라인이 중국 후동중화에 발주한 7만9000㎥급 2척이 전부다.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LNG 공급과잉이 지적되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의 LNG시장 연구소는 "코로나로 중국에 있는 대부분의 LNG 터미널이 운영을 중단했다"며 "현재 중국 근해에 있는 수많은 선박에 LNG가 방치돼 있다"고 밝혔다. 
 
운항 여건이 좋지 않다. LNG는 운항 중에 일부가 자연기화돼 손실된다. 선박에 LNG를 저장하면 재액화시스템으로 기화되는 가스를 다시 모아 저장해야 한다. 결국 화물을 선박에 오래 둘수록 선박 운영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코로나 여파로 공급과잉이 더욱 심해지면서 LNG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연구소에 따르면 동북아 LNG 현물 가격은 1~2월 평균 1MBBtu(25만kcal를 낼 수 있는 가스량)당 4.8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3% 하락했다. LNG가 제대로 운송되지 못할 뿐 아니라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선박은 수주후 인도까지 통상 2년이 걸린다.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시장을 내다보고 발주하는 것이지만 당장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선뜻 발주하기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면 선박 투자를 보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당장은 관망 중이지만 중국 공장 가동이 점차 늘어나면 상황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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