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당정은 23일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한 성범죄물의 경우 제작·판매는 물론 소지·광고·구매 행위까지 처벌하기로 했다. 또 현행 만 13세 미만으로 규정된 미성년자 의제강간 기준 연령을 16세로 상향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 당정 협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당 디지털성범죄근절대책단장인 백혜련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백 의원은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물은 제작·판매는 물론 소지·광고·구매 행위까지 처벌하고, 디지털 성범죄물로 얻은 범죄 수익은 유죄 판결 이전이라도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독립 몰수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 당정 협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또 인터넷 사업자의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 방지 의무를 강화, 24시간 원스톱 지원 체계 구축을 통해 피해자를 보호하는 한편 '보는 것도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 전환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백 의원은 현행 13살로 규정돼 있는 의제강간 기준 연령에 대해서는 "16살 미만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백 의원은 "'n번방 재발 방지 3법'등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안들을 모두 추려서 20대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되도록 정부와 협력하기로 했다"며 "독립 몰수제 등에 대한 법안은 긴급 발의해 20대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만 합의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각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백 의원은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 전반을 포괄하는 근본적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정부에 당부했다"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엄격한 수사·처벌, 피해자 지원과 인식 개선 및 수요 차단 등 대책이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립 몰수제의 경우 위헌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범죄 유형에 따라 이미 유죄 판결 이전이라도 범죄 수익을 몰수하는 것이 있다"며 "위헌 소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디지털 성범죄는 처벌을 피할 수 없단 분명한 사회적 인식 만들고 성착취물을 유통하거나 소비하는 것도 심각한 범죄라는 경각심을 우리 사회에 확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국회가 역할과 책임과 소임을 다해야 한다"며 야당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앞서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 현안 점검 조정 회의에서 정부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마련한 관계 부처 합동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을 심의·확정했다.
이번 대책은 '디지털 성범죄 근절'이란 목표에 따라 4대 추진 전략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 확립 △아동·청소년에 대한 보호 강화 △처벌과 보호의 사각지대 해소 △중대 범죄란 사회적 인식 확산을 설정하고, 4대 분야에서 17개 중과제와 41개 세부 과제를 마련했다.
기존 디지털 성범죄 방지 대책이 불법 촬영 등 범죄 수단별 타깃형 대책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대책은 기업화·조직화한 신종 범죄에 대한 사각지대가 없도록 디지털 성범죄 전반을 포괄하도록 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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