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전 세계 양대 암 관련 국제학술행사로 꼽히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가 막을 열었다. 코로나19 여파 속 수차례 일정 조정 끝에 사상 초유의 온라인 행사로 개최된 가운데 참가 국내 기업들이 긍정적 결과 발표에 나서며 성장 모멘텀을 지켰다.
27일(미국시간) 온라인으로 개최된 'AACR 2020'에는 제넥신과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이 발표에 나서 각 사 파이프라인과 기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3사 모두 면역항암제 단독 요법 시 대비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성공, 가능성을 주목받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제넥신은 자궁경부암을 대상으로 한 DNA백신 'GX-188E'와 MSD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 병용요법 2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키트루다 단독투여시 14% 수준이었던 자궁경부암 환자 객관적 반응률(ORR)은 병용 투여에서 45.5%까지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만 13조6000억원에 이르는 키트루다 최적의 병용요법 파트너 후보로서의 입지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는 평가다. 객관적 반응률은 효과 판정 기준이 되는 주요 지표다.
신라젠은 펙사벡과 미국 리제네론의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의 신장암 대상 병용 임상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정맥투여 환자군 16명 중 12명(질병관리율 75%)의 환자가 종양 크기가 감소했으며, 그 중 9명의 환자가 30% 이상의 종양 크기 감소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면역항암제 단독 투여에서 20% 내외로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단독 투여보다 효과를 높을 수 있다는 기대를 일부 입증한 셈이다. 임상이 현재 진행 중인 만큼 추가적 완전반응(CR) 및 부분반응(PR) 환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확장기 소세포폐암 대상 병용치료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역시 34%의 객관적 반응률과 70% 수준의 질병통제율을 보이며 기존 면역항암제 단일 요법 대비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냈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이미 간암과 위암, 대장임 등 5개 임상을 진행 중인 리보세라닙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이어진 굵직한 글로벌 학회가 줄줄이 연기되면서 관련 분야 모멘텀을 지녔던 기업들에게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지만, AACR의 경우 당초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정을 소화한 데다 참가 국내사들이 긍정적 결과 도출에 성공한 만큼 관련 우려는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매년 전세계 80개국 500개 이상의 업체가 참석해 초기임상 결과 및 각 사 데이터를 발표하는 AACR은 올해에 한해 이달 27~28일 1차 온라인 발표와 오는 6월 22~24일 2차 온라인 프로그램 두 차례에 나눠 진행된다. 2차 온라인 프로그램에서는 종근당이 항암이중항체의 전임상 결과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신라젠 소속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