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여야가 원내 사령탑 선출을 마치면서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을 위한 협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원구성에 따라 21대 국회의 향방이 결정되는 만큼 주요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대한 여야간 물밑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구성 협상의 핵심인 상임위원장 배분은 국회 관례에 따라 교섭단체 의석수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포함한 18개의 상임위원회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11~12석, 미래통합당은 5~7석의 상임위원장을 배분받게 된다. 민주당은 이미 시민당과의 합당을 마무리하고 있어 교섭단체에 변화가 없지만 통합당은 아직까지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
통합당이 한국당을 위성 교섭단체로 남겨두게 되면 민주당은 11석, 통합당은 5석, 한국당은 1석을 확보하고 남는 1석에 대해선 원내대표간 협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는 민주당과 통합당의 신임 원내대표들의 '협상력'을 확인하는 첫 자리가 될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으면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입법 견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여당이 국회 5분의 3을 차지한 상황에서 관례대로 나눠질지에 대해선 협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더불어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권한을 가지고 있어 법안이 본회의로 넘어가려면 법사위원장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때문에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고수하거나 체계·자구 심사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 김태년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통합당은 거대 야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법사위 자리가 불가피하다. 통합당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고수하고 체계·자구 심사권한에 대해서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신임 원내대표들은 법사위원장 자리와 체계·자구 심사권한을 놓고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 역시 여야 원내대표간 충돌 지점이다. 예결위는 전통적으로 야당 몫으로 분류되지만 통합당에 선택지가 없는 만큼 여당은 예결위를 선택지에 놓을 전망이다. 매년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만큼 예결위원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편 여야 신임 원내대표는 곧바로 원구성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선출의 법정시한은 내달 8일까지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샅바싸움이 본격화되면서 원구성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역대 국회의 평균 원구성 소요 기간은 41.4일이었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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