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풍선효과가 사라졌다. 강남권 중심의 규제로 풍선효과 수혜를 보다가 집값이 떨어진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에 이어 금관구(금천, 관악, 구로)도 하락 조짐이 뚜렷하다. 강남 밖 지역도 집값에 제동이 걸리는 가운데 서울 전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고 있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노도강 지역의 아파트 주간매매가격지수가 보합 및 하락 전환한 이후 금관구도 이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4주차(4월27일 기준)에 집값이 전 주 대비 0.01% 오른 관악구는 이달 1주차(4일 기준) 보합을 나타냈다. 지난달 3주차(4월20일 기준)까지 상승곡선을 그린 금천구도 4월4주차부터 보합 전환한 후 이달 1주차까지 보합을 이어갔다. 구로구만 이달 1주에 전 주 대비 0.08% 올라 서울에서 유일하게 상승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주간매매가격지수는 3월 5주차(3월30일 기준)부터 쭉 하락세다.
이들 지역에서는 실거래가격이 떨어지는 단지도 다수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금천구에 위치한 관악산벽산타운5단지의 전용 114.84㎡ 16층은 이달 8일 5억8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 이 아파트의 같은 면적 14층 실거래가격인 5억2500만원보다 1700만원 낮아졌다. 이달 10일에는 금천구 벽산아파트 전용 114.84㎡가 지난달 가격 4억5500만원에서 5500만원이 빠진 4억원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 집값이 보합전환한 관악구도 비슷하다. 관악푸르지오의 전용 59.58㎡ 5층은 이달 2일 6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 1월 같은 면적대 같은 층수의 실거래가 6억7800만원보다 3800만원 낮아진 가격이다. 신림동 현대아파트도 지난달 28일 84.44㎡가 전월 대비 4200만원 떨어진 4억800만원에 거래됐다. 아직 집값이 버티는 구로구도 고척한일유앤아이의 전용 84.726㎡가 이달 8일 전월 대비 2050만원 떨어진 값에 거래되는 등 보합 내지 하락전환이 임박한 모습이다.
집값이 저렴한 이들 지역은 그간 정부의 연속되는 대출 규제에 풍선효과를 누렸다.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아파트들이 갭 메우기에 나서면서 집값이 상승해 왔다. 그러나 최근 강남발 집값 하락이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으로 번지고 그 외 주변 지역으로도 퍼지면서 풍선바람이 빠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한동안 이어지겠지만, 낙폭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음달 1일 보유세 과세 기준 및 내달 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완화 종료 등을 앞두고 있으나 다주택자 매물이 추가로 쏟아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매물을 내놓기보다 쪼개기 증여를 이용해 보유세 부담을 덜어내는 다주택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금리로 인해 시중에 풀린 자금도 상당하다. 강남 등 주요 지역에서 집값 하락이 더뎌지면 풍선효과가 사라지고 있는 곳들도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외곽은 당분간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울시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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