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두를 위한 자유'라는 화두를 국제사회에 제시하고, 각국에 각자도생이 아닌 '연대와 협력'으로 범세계적인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세계보건총회(WHA)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WHA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결기관으로,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이 WHA 연설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004년 5월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 기조연설 한 적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라는) 도전과 위기의 순간, 한국 국민들은 담대한 선택을 했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유'를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시켰다"면서 "이웃을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위험한 대상으로 여기고, 봉쇄하고 차단하는 대신, 나의 안전을 위해 이웃의 안전을 먼저 지켰다"고 소개했다.
이어 "높은 시민의식으로 '모두를 위한 자유'의 정신을 실천하며 방역의 주체가 되어준 국민들 덕분에,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3대 원칙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정부도 신속하고 광범위한 진단 검사와 창의적인 방식으로 국민의 노력을 뒷받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이 '코로나'에 아직 완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해 일상과 방역이 공존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또한 "국외에서 계속되고 있는 세계적인 대유행이 여전히 위협적"이라며 "치료제와 백신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새로운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협력하는 힘은 바이러스가 갖지 못한 인류만의 힘"이라며 "코로나는 인류 공동의 가치인 '자유의 정신'까지 위협하지만, 자유의 정신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건 취약 국가 지원 확대 △백신·치료제 개발 협력 및 공평한 보급 △WHO 규범 정비와 기속력 확보 등을 제안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보건 취약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방역 경험을 공유해나가야 한다"며 "모두가 코로나에서 자유로워질 때까지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함께 협력해야 한다"면서 올해 1억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과 그간 축적해온 경험과 데이터 공유 의지를 밝혔다.
두 번째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경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며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는 인류를 위한 공공재로서 전 세계에 공평하게 보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WHO 국제보건규칙을 비롯한 관련 규범을 빠르게 정비하고 기속력을 갖춰야 한다"며 "언제라도 올 수 있는 신종 감염병 위기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감염병 관련 정보를 국가 간에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과 협력체계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G20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 등에서 논의된 협력 방안들이 더욱 구체화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가 방역잡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