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지난달 말부터 6일간 이어진 황금연휴로 반짝 올랐던 항공권 가격이 다시 떨어지고 있다. 설사가상 해외 노선 중단으로 경쟁적으로 늘렸던 지방 노선들의 탑승률도 저조해 항공사들의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선과 국제선을 포함한 국내 항공사들의 지난주(5월10일~16일) 탑승객 수는 80만3598명으로 황금연휴 때보다 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가 끼어있던 4월 말 5월 초(4월26일~5월2일) 탑승객 수는 87만9569명이었다.
최근 두 달간 60만명을 밑돌던 국적사 탑승객 수는 황금연휴를 맞아 40~50%가량 급증했다. 하지만 황금연휴가 지나고 이태원 발 코로나19 확진자도 늘어나면서 다시 여행 심리가 위축되는 모양새다.
증가한 수요에 정상 수준을 회복했던 항공권 가격도 다시 떨어지고 있다. 항공권 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이번 주말(22~24일) 제주도 왕복 항공권 최저가는 4만원대부터 시작했다. 시간대별로 다르지만 10만원 중반대가 가장 비싼 수준이다. 앞서 황금연휴 기간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은 10만원 초·중반대부터 가격을 형성해 최고 2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국제선이 막히고 그나마 영업을 할 수 있는 노선이 국내로 제한되자 증편이나 가격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인기 여행지 제주도로 향하는 지방 출발 노선이 많아지고 있다.
황금연휴를 맞아 늘었던 승객이 다시 줄며 항공사들이 수익성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로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사진/뉴시스
제주항공은 지난달 말부터 여수~제주 노선에 취항하기로 했으며 진에어도 이달부터 광주·대구에서 출발하는 제주 노선을 새로 편성했다. 에어부산도 운휴했던 울산~제주 노선을 지난달 25일부터 재개했다.
다만 김포가 아닌 지역에서 출발하는 제주 노선의 경우 탑승률이 저조해 수익이 크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주말 대구~제주 노선에는 모두 78편의 항공기가 떴는데 승객은 7421명에 불과했다. 국적사들이 지방 노선에 띄우는 중·소형기가 통상 180석인 점을 고려하면 1만4000명 정도가 타야 만석이다. 즉 탑승률이 절반 정도에 머무른 셈이다. 여수나 울산 노선도 사정은 비슷했다.
제주에 이어 부산 노선도 증편이 잇따르고 있지만 적자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다. 진에어는 지난 14일부터 김포~부산(김해) 신규 취항에 나섰으며 앞서 제주항공도 5월까지 이 노선을 증편하기로 했다. 한국공항공사와 부산본부 등에 따르면 김포~부산 노선을 운항하는 국적사는 대한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 3곳이었는데 최근 5곳으로 늘었다.
이처럼 김해를 오가는 노선은 많아지는데 수요 회복 속도는 더뎌 이 노선 또한 탑승률이 저조하다. 지난 주말 김해공항에는 모두 206편의 항공기가 오갔는데 탑승률은 74% 정도였다. 업계에서는 통상 70% 후반대 탑승률을 기록해야 수익이 난다고 본다.
잇따른 증편으로 항공권 가격도 저렴해지는 추세다. 오는 주말 김포~부산 왕복 항공권은 4만~5만원대 수준으로 KTX 왕복표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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