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중소기업들이 납품 거래에서 적정한 단가를 받을 수 있어야 최저임금도 맞추고 복지도 늘려 청년들이 선호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
양찬회 KBIZ중소기업연구소장은 22일 본지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연구소의 운영 계획과 향후 연구 방향을 설명했다.
중소기업연구소는 중소기업중앙회 사내 조직 중 하나로 지난 2월 설립됐다. 중소기업 연구기관으로는 기존 중소기업연구원이 있지만, 실질적인 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반영해달라는 업계 요구에 따라 이번 연구소가 만들어졌다.
초대 소장으로 부임하게 된 양 소장은 “연구원이 그동안 정부 입장만 대변해서 연구소가 생긴 것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면서 “연구원은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 방향을 연구하는 것이고, 우리는 중소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의 가장 큰 방향성은 상생과 협력이다. 이를 위해선 중소기업의 납품 단가 협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양 소장의 생각이다. 연구소 하부 조직으로 표준원가센터가 생긴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양 소장은 “표준원가라는 것이 공공요금이나 버스요금처럼 누가 얼마라고 정해주지 않는다”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 추이나 이것이 제품의 단가에 얼마나 반영될지를 시스템으로 구축하면 중소기업이 향후 대기업이나 다른 중소기업과 거래에 임할 때 협상에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연구 활동은 중소기업의 혁신, 구체적으로는 빅데이터 관련 연구가 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기중앙회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공장 사업과 연계해 제조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최적의 생산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차원이다.
양 소장은 “정부가 모든 개별 중소기업의 제조 데이터를 모델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면서 “그런 부분에서 협동 조합의 경우 동일 공정이나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오히려 접근하기 수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양 소장은 연구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학계 교수진으로 조직된 ‘정책연구단’의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양 소장은 “그동안 경제·산업 분야 학계는 철저한 시장주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 보니 중소기업계에 대한 관심이 덜 했다”며 “이번 연구단을 통해 중소기업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늘어난다면 학계에서도 중소기업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찬회 KBIZ중소기업연구소장이 2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정등용 기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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