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를 '경제 전시 상황'으로 규정하고 "전시 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정부의 재정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차 추경(11조7000억원)과 2차 추경(12조2000억원)을 뛰어넘는 3차 추경의 조속한 편성과 6월 처리를 정부와 국회에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재정이 당면한 경제 위기의 치료제이면서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체질과 면역을 강화하는 백신 역할까지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재정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회의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0년 제3회 추경안, 내년도 예산안,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등이 논의됐다.
앞서 정부는 문 대통령이 주재한 5차례의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중소 소상공인, 고용 취약계층, 피해 업종, 기간산업 등에 총 25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우리 국내총생산(GDP)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렇지만 문 대통령은 "고용, 수출 등 실물경제의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어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6월 3차 추경을 공식화했다.
구체적으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위기 기업과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며 경제 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과감한 지원이 담겨야 할 것"이라며 "재정이 경제 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경제 회복을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경제 위기 극복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한국판 뉴딜'도 준비해야 한다"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앞서 준비하며 미래형 일자리를 만드는 '디지털 뉴딜'과 함께 환경친화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린 뉴딜'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경제 시대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여 복지 제도를 확충하고, 공정경제 개혁도 멈추지 않고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일각의 재정건전성 우려 제기에 대해 "지금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 투입을 통해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좀 더 긴 호흡의 재정 투자 선순환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길게 볼 때 오히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악화를 막는 길"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지금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서 41% 수준이다.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110%에 달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크게 낮다"며 확장재정에 대한 국민들의 양해를 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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