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중저가 제품에 초점을 맞춘 타 업계와 달리 TV 시장은 '프리미엄 전쟁 중'이다. 시장을 선점하며 프리미엄 제품의 가능성을 체험한 삼성과 LG가 입지를 더 공고히 다지기 위해 애쓰고 있는 탓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65형 나노셀 8K 액정표시장치(LCD) TV 2종을 국내에 출시하며 지난 3월 75형 2종에 이어 나노셀 8K LCD TV 라인업을 4K처럼 총 4종으로 확대했다. 3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AI ThinQ TV을 내놓기도 했던 LG는 최상위 프리미엄 TV 라인업인 OLED와 색 표현력을 높인 나노셀 LCD 등 투트랙 전략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산이다.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지난 3월 당시 지난해 대비 2배 늘어난 총 9개의 QLED 8K TV의 모델 수를 올해 모두 선보인다고 밝혔다. 75형 이상 모델 수도 지난해 11개에서 19개로 확대하는 한편 QLED 4K도 다양한 화면 크기로 구성돼 총 21개 모델을 새롭게 선보이기로 했다.
모델들이 나노셀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번 LG 나노셀 LCD TV 가격은 65Nano99 모델이 600만원, 65Nano97 모델이 550만원이다. 삼성 QLED 8K 신제품은 출고가 기준 1940만원(QT950S, 85형)에서 349만원(QT800, 55형)에 이르고 QLED 4K 최상위 모델인 QT95 시리즈는 85형 1050만원, 75형 680만원, 65형이 469만원이다. 통상 2500달러(약 308만원) 이상의 제품을 프리미엄군으로 분류한다.
양사는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LCD 시장 지배력이 사라지자 새 활로로 모색했던 프리미엄 시장에 계속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각각 32.4%와 18.7%의 점유율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프리미엄과 대형 TV 제품군에서 톡톡히 재미를 본 덕분이다. 올해 1분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금액 기준 48.8%로 1위, LG전자는 19.2%로 3위에 올랐고 75인치 이상 시장에서 삼성은 50.4%로 1위, LG는 22.1%로 2위였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프리미엄 스토어 갤러리아 광교점에서 2020년형 QLED 8K TV 85형 QT950S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업계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이 제대로 팔리지 않자 중저가폰 위주로 방향을 틀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TV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사실상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한 양사로서는 갈수록 성장세를 드러내고 있는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오히려 제품 라인업 강화에 더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도 글로벌 경기를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스마트폰 업계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라며 "가령 2018년 출시된 프리미엄 TV 제품이 당시 80만대 팔렸다면 올해 판매량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업종별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리미엄 제품군이 경기를 덜 타는 것은 최근 TV 대형화 선호 추세에 따른 결과로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