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0.50%의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낮춘 것은 중앙은행이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가늠케 한다. 한은은 금리 이외에도 국고채 매입 확대 등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가 언제 반등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추진에 발 맞춰 한은도 '폴리시믹스(Policy Mix·정책조합)' 극대화를 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안정 상황 변화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고 금리 이외의 정책 수단도 활용해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전격 금리 인하 결정을 놓고 통화당국 차원의 과감한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0.2%로 제시하며 상황 자체의 심각성을 재확인 했다"면서도 "이는 동시에 같은 조치라도 비교적 빠르고 신속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과감성에 힘을 실어준 행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국고채 발행 증가에 따른 채권시장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장기 금리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매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총재는 "현재 1,2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국고채 발행 규모 확대되고 기간산업 안정기금 채권이 발행될 예정이라 채권시장에서 수급불균형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이에 더해 3차 추경에 따라 국고채 발행 규모가 추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대규모의 국고채가 발행시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시장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 매입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금융시장의 국고채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규모를 밝히는 것은 이르다는 판단이다.
국고채 매입을 정례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한은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시장 불안 발생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시장 안정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발행시장에서의 매입이나 직접 인수 방안 대해서도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실시하는 것"이라며 유통시장 매입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한은이 지난 4월에 금통위에서 수급 부담때문에 금리 올라가면 적극 국채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미 3차 추경이 공식화 됐고 적자국채가 최소 20조 이상 나온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금리 이외에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 등 유동성 공급을 위한 대책을 추진해왔다. 지난 20일 한은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시적으로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기업 지원을 위해 저신용 회사채·CP 매입 특수목적법인(SPV) 설립하고 8조원을 대출하기로 했다. 해당 기구는 이르면 6월부터 운영에 들어갈 전망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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