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법원이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해 2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현철 부산지법 형사1단독 부장판사는 이날 오거돈 전 시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범행 장소 시간 내용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워 사안이 중하지만, 불구속 수사 원칙과 증거가 모두 확보되고 피의자가 범행 내용 인정해 증거인멸의 염려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거가 일정하고, 가족관계, 연령 등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원에 결정에 따라 오 전 시장은 대기 장소였던 동래경찰서 유치장에서 풀려나 앞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받게 된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영장심사를 받은 후 정오쯤 동래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하지만 입감 두 시간여 만인 오후 2시25분쯤 가슴 답답함과 혈압 상승 등을 호소하면서 병원 치료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호송 차량으로 인근에 있는 대동병원으로 오 전 시장을 이송했다. 오 전 시장은 병원에서 혈압 체크와 심전도 검사 등 진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건강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날 오후 3시5분쯤 동래경찰서 유치장에 재입감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초 자신의 집무실에서 여성 공무원을 불러 5분 동안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오 전 시장의 혐의가 중대하고, 강제추행 외에도 다른 의혹에 대한 수사가 장기간 소요될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달 28일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산지검은 검찰이 강제추행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같은 날 법원에 청구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4월23일 여직원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부산시장직에서 사퇴했고, 이후 사퇴 29일 만인 지난달 22일 경찰에 출석해 14시간 정도 조사를 받았다.
강제추행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일 오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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