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통행세 수취법인을 설립한 뒤 14년 동안 21조원 상당의 전기동(電氣銅) 일감을 몰아줘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LS그룹 총수 일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4일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등을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양벌규정에 따라 주식회사 LS와 LS 니꼬동제련, LS전선 법인도 기소됐다. 검찰은 이 외에도 도석구 LS니꼬동제련 대표, 명노현 LS전선 대표, 박모 LS전선 부장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왼쪽부터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구자엽 LS전선 회장·구자은 LS엠트론 회장. 사진/각사 홈페이지
검찰에 따르면, 구 회장 등은 2005년 12월 통행세 법인을 신설한 뒤 2006년 1월부터 2019년 12일까지 니꼬동제련으로 하여금 통행세 법인에게 총 233만톤 17조원 상당의 국산 전기동 일감을 할인된 가격으로 몰아줘 약 1500만 달러(우리돈 약 168억원)을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산 전기동 시장 물량의 40%에 달하는 물량이다.
LS전선도 2006년 1~12월까지 통행세 법인으로부터 총 38만톤, 4조원 상당(수입 전기동 중계시장 물량의 약 19%)의 수입전기동을 매입하면서 고액 마진을 붙여 약 870만 달러(약 87억원)상당을 부당지원한 혐의다.
LS는 부당지원행위 정황을 파악한 공정거랭위원회가 2017년 11월 수입전기동 장기계약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나 통행세 법인 '마진'관련 나용을 삭제한 뒤 허위자료를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2018년 10월 LS의 부당지원 행위를 확인한 뒤 검찰에 고발했으며, 검찰은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회사 담당자와 경쟁업체 직원 등 30여명을 불러 조사한 뒤 5월말 구 회장 등 총수일가 3명을 소환 조사한 뒤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LS 측은 "2005년 그룹의 주요 원자재인 전기동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동(銅)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설립, 정상적인 가격으로 거래해왔다"면서 "공정위 및 검찰과의 입장 차이가 있는 부분은 현재 진행중인 행정소송 및 향후 형사재판을 통해 성실히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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