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90% 이상 감축했던 국제선을 6월부터 다시 늘리기 시작했지만 재개 첫 주 탑승률은 10%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10석 중 8~9석은 채우지 못하고 띄운 것으로, 사실상 텅텅 빈 채 운항한 셈이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6월 첫째 주(1~7일) 국적항공사 국제선 운항편수는 993편, 여객 수는 3만129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적기들이 통상 사용하는 170~180석 소형기 기준 탑승률은 약 18%다. 탑승률 100%(만석)를 달성하기 위해선 17만4000여명이 탔어야 했다.
이마저도 모든 노선에 소형기를 띄웠을 때의 이야기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미주, 유럽 장거리 노선에 250~300석 안팎 중형기를 투입한 것을 고려하면 탑승률은 10% 초·중반대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 국적사들의 국제선 탑승률은 84%였다. 한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운영 효율성이 낮아 400석 이상 대형기는 아직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 수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외국 항공사와 국적사를 포함한 인천국제공항 6월 첫째 주 여객 수는 전년 동기보다 93.7% 줄어든 4만281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내 항공사들은 코로나19로 지난달 국제선 운항률을 평소의 90%가량 줄였다. 앞서 3월과 4월에도 평상시의 약 80~90% 운항 편수를 줄이며 노선 운항을 최소화했다. 다만 6월을 기점으로 국제선을 다시 조금씩 늘리며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던 국제선 운항률을 이달 11%까지, 아시아나항공은 1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기존 노선은 물론 다시 연 노선의 탑승률 역시 아직 저조하다. 대한항공은 이달 미주 지역에서 워싱턴, 시애틀, 벤쿠버, 토론토 4개 노선을 재개했는데 탑승률은 대부분 20% 안팎이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은 비슷하다.
저비용항공사 중에서는 제주항공이 이달부터 마닐라 노선을 추가하겠다고 밝혔고 진에어는 방콕, 하노이, 타이베이, 나리타, 오사카 5개 노선을 다시 운항하기로 했지만 교민 귀국 수요가 있는 곳 외에 탑승률은 저조하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최악의 시기를 지났지만 유럽과 미국을 넘어 남미까지 강타하면서 여행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40만명에 육박했으며 미국 내 사망자가 전체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대형항공사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 재개가 예정돼 있으나 최근 유럽, 미국에 이어 남미까지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하면서 6월에도 국제선 수요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탑승률 정상화까지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항공사들은 어렵게 재개한 노선을 다시 줄이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약간의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확대한 노선을 크게 줄일 계획은 없다"며 "국내 항공사들은 물론 외항사들도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조금씩 노선을 늘려나가자는 기조"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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