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재산가 24명 '꼼수탈세', 세무조사 착수
회사명의 슈퍼카 모는 자녀, 비용은 회사부담
근무하지 않은 가족들에게 허위로 수십억 급여 지급
2020-06-08 16:53:01 2020-06-08 16:53:01
[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 별다른 경력 없이 창업주 부친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사주 A씨는 다수의 탈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슈퍼카 6대를 회사 업무용으로 등록하고 본인과 배우자, 자녀 등의 자가용으로 사용했다. 회사 명의의 27억원 상당 고급콘도도 가족 별장으로 이용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임원 명의로 위장계열사를 설립해 회사 자금을 유출하는 등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국세청이 15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하면서 ‘꼼수 탈세’를 해온 재산가 24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이들은 회사명의의 고가 슈퍼카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위장계열사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각종 편법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세금 탈루 혐의가 포착된 대재산가 24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8일 발표했다.
 
꼼수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세무조사 대상자 24명은 1인당 평균 재산이 1462억원(금융자산 52억원·부동산 66억원·주식 1344억원)에 달했다.
 
예컨대 사주 B씨는 13억원에 달하는 두대의 슈퍼카를 전업주부인 배우자와 대학생인 자녀가 자가용으로 사용하면서 법인이 그 비용을 부담한 정황을 포착했다.
 
국세청이 겨냥한 혐의는 위장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매출 누락을 통한 회사자금 유출,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변칙 증여 등 사주일가의 재산 증식 과정이다.
 
특히 조사대상자 24명 중 37.5%(9명)가 법인 명의로 102억원 상당의 스포츠카 41대를 보유했다. 법인을 통한 슈퍼카 사적 이용·탈세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국세청 측의 설명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경영자인 C씨도 조사 선상에 올랐다. 그는 80대 후반의 부모와 배우자, 자녀를 허위 임직원으로 올려 5년간 약 45억원의 급여를 수취한 혐의다. 계열사를 통해 2년간 약 4억원 상당의 거짓 급여와 용역비도 챙겼다. C씨는 주식 명의신탁, 거래 중간에 서류상 회사 끼워넣기 등 회사자금을 부당 유출한 혐의도 조사대상이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올해 세무조사 건수를 대폭 축소하되, 회사 이익 편취 등 반사회적 탈세행위는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조사과정에서 증빙자료의 조작, 차명계좌의 이용 등 고의적 세금 포탈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한 세금 탈루 혐의 사례. 자료/국세청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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