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상임위원장 추가 선출을 위해 19일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가 연기되면서 여야가 이번주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한 원 구성 협상을 시도한다. 만약 합의가 또 다시 불발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자당 몫으로 가합의한 5곳 상임위원회에 대해 선출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병석 의장은 "야당의 원내 지도부 공백 등을 감안해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기로 했다"며 "지금은 국가 비상 시국으로 민생 경제와 국가 안보 앞에는 여야 따로 있을 수 없다. 하루 빨리 원 구성에 합의해달라"고 촉구했다. 협치를 위해 원 구성 협상의 말미를 더 준 것이다. 박 의장은 다음 본회의 날짜를 밝히지 않으면서 별도로 협상 시한을 정하지는 않았다.
민주당은 연일 통합당을 협상장으로 끌어오기 위한 압박에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은 집권을 위한 정당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안보 위기를 해소하고,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해주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여야가 정책 노선으로 다투는 것은 이해될 수 있으나 비상 상황에서는 힘을 모아야 한다"며 "초당적 정치, 그 것이 국민이 원하는 국회의 품격이다. 국회 정상화를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모든 국회 일정 참여를 보이콧하고 있는 통합당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배분을 강행 처리하면 향후 의사 일정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주는 국회 관행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다. 당 내에서는 차라리 18곳 상임위를 모두 민주당에 주자는 강경론이 힘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올라오면 원 구성에 참여할 것인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종래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가지면 어렵게 풀 문제는 아니다"고 밝히면서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합의가 다시 불발된다면 민주당은 자당 몫으로 가합의한 5곳(운영·과방·행안·여가·정보위)에 대해 선출을 강행할 전망이다.
현재 남은 상임위는 예산결산·운영·정무·교육·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행정안전·문화체육관광·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환경노동·국토교통·정보·여성가족위원회 등 12곳이다. 이 중 예결·정무·문체·국토·농해수·교육·환노위 등 7곳은 야당 몫으로 제안된 상임위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뉴시스
앞서 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은 15일 본회의에서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법제사법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주 원내대표가 이에 반발, 사의를 표명하고 칩거에 들어가면서 원 구성 협상은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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