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제중을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대원·영훈국제중의 지정 취소 관련 청문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점심 시간 1시간 동안 교육청 정문 앞에서 릴레이 시위하던 학부모들은 이번에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집회를 할 계획이다. 게다가 낮 1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국제중 폐지를 주장하는 단체들의 기자회견까지 잡혀있다.
국제중 취소 과정은 자사고(자율형사립고) 취소 과정을 '반복재생'한 듯하다.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교육단체의 목소리, 평가 기준 변경이 갑작스럽다는 학교의 항의, 평가 지표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는 학교 구성원들의 거부감, 학부모의 하향 평준화 우려 등이 되풀이되고 있다.
우려되는 점은 자사고 갈등을 한번 겪은 교육 당국이 이번 갈등을 그저 지나가는 통과의례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국제중 지정 취소를 발표하면서 '소모적 갈등'이라는 표현을 5차례나 썼다.
소모는 사전적으로 '써서 없어진다'는 뜻이지만 실제 용례에서는 '필요없는'과 비슷하게 쓰이는 경향이 있다. 당시 조 교육감은 자사고(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전환 과정에서 나온 갈등을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현상으로 규정한 뒤 이번에는 없기를 바란다는 뜻을 피력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을 불필요하게 여기면 안된다는 교과서적인 지적만 하려는 것은 아니다. 자사고 같은 일부 특성화 고등학교 폐지로 인한 갈등과 논란이 끝나지도 않았고, 국제중 갈등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작년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괄 폐지가 결정됐다고 해서 관련 논란이 종식된 게 아니다. 특성화 고교 폐지는 일반고 상향을 전제로 한 정책이고, 일반고 상향을 보여주지 못하면 정말로 하향 평준화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국제중과 일반 중학교도 비교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일반 중등학교 개선을 무엇으로 정의할지를 두고 사회적으로 의견이 엇갈릴 것이다. 지난 10일 조 교육감은 "교육은 성공의 길이 아니라 성장의 길"로 정의했으나 입시라는 성공을 교육과 떼놓고 생각하기 힘든 현실이다. 청문과 교육부 결정 결과가 어떻든 간에 성장의 길을 보여줘야 원하는데로 갈등이 종식될 것이다.
신태현 공동체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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