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제2금융권이 '빅테크' 성장을 견제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협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빅테크 이용 고객을 자사 플랫폼과 연계시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및 저축은행은 '네이버페이' 등과 잇따라 제휴 행사 및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카드사는 신규 카드 발급을 위한 연계 행사를 경쟁적으로 벌인다. 우리카드는 6월 한 달간 'DA@카드의정석' 등 카드를 발급한 뒤 네이버페이에서 2만원 이상 간편결제 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 12만원을 지급한다. KB국민카드도 이달 22일부터 말까지 '청춘대로 톡톡카드' 등을 신규 발급한 고객이 12만원 이상 간편결제 이용 시, 네이버페이 포인트 12만원을 적립해준다.
삼성카드는 제휴카드인 '네이버페이 탭탭' 카드를 발급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주기로 했다. 우선 6월 한 달 동안 네이버페이 탭탭 카드로 7만원 이상 결제하는 고객은 네이버페이 포인트 7만원을 받을 수 있다. 또 해당 카드로 생활비 자동납부서비스를 신청하고 납부까지 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최대 3만원 추가 지급한다.
저축은행도 네이버페이와 연계망 구축에 나섰다. SBI저축은행은 업계 최초로 자사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의 계좌를 네이버페이에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SBI저축은행 계좌를 통해 네이버 간편결제 및 포인트 충전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같이 제2금융권이 빅테크와 손을 잡는 데는 업계 내 점유율 확보가 우선이라는 전략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결제 부문 주도권을 간편결제 업체에 빼앗길 수 있어도, 연계 서비스를 구축함으로써 얻는 단기적 이익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빅테크의 전방위적인 확장에는 우려감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간편결제 업체에 ‘후불결제’ 기능 도입 가능성이 제기되자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피력하고 있다. 간편결제에 후불결제가 적용된 이후 점차 한도가 늘어날 경우 신용카드 기능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업계에선 이권 다툼으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부실화를 지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도 30만원 후불 결제 기능이 담긴 하이브리드 카드도 연체율이 높은데, 간편업체에 100만원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것은 연체 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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