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뇌질환 치료제에 주력하는 SK바이오팜이 일반 청약공모에서 역대급 기록을 세우면서 동일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다른 제약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과 에이비엘바이오, 일양약품 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시장 규모에, 최근 국산 품목 진출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만큼 후속 제품에 거는 기대도 커진 상황이다.
뇌질환을 포함한 중추신경계 치료제 시장은 항암과 감염병 분야에 이어 전 세계 3위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24일 31조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역대 최대 규모 일반 청약 공모를 마친 SK바이오팜의 주력 분야이기도 하다. SK바이오팜은 현재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와 수면장애신약 '수노시'의 FDA 판매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가장 빠른 기간 내 성과가 기대되는 후속 파이프라인 역시 뇌전증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로 꼽힌다. SK바이오팜에 쏠린 관심이 해당 분야에서 이미 도출된 성과에 기인한 점을 감안하며 후속 국산 제품 역시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팜 외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주요 국내 기업으로는 부광약품과 일양약품,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 2014년 인수한 덴마크 콘테라파마를 통해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JM-010'의 미국 임상 2상시험 계획을 연초 승인받았다. 파킨슨병 치료에 주로 사용된는 '레보도파' 장기간 복용 시 높은 확률로 발생하는 이상운동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다. 유럽에서는 지난 1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일양약품은 자체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파킨슨병 대상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동물실험을 통해 파킨슨병 진행 억제 가능성을 확인한 뒤, 2019년 3월 프랑스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계약을 맺으며 임상을 본격화 했다. 현재 해당 CRO와 유럽 1·2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신청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이중항체 기술을 고유 원천기술로 보유한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기반으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ABL-301'를 개발 중이다. 상대적으로 개발 초기인 전임상 단계지만, 높은 안정성과 우수한 반감기를 강점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 이전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지난 2016년 설립된 신생 기업임에도 불구, 고유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현재 5건의 기술수출을 이뤄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뇌질환을 비롯한 중추신경계는 시장 규모와 현존 치료제 라인업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높은 분야"라며 "SK바이오팜이 미국 내 2건의 품목 허가를 통해 국산 품목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한 점은 후발주자들의 개발 박차를 이끌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경남 의령군 소속 의료인이 관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뇌노화 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의령군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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