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국제중학교 지위가 박탈된 서울 대원·영훈국제중학교에 대한 청문 절차가 진행됐다. 청문 장소인 서울시교육청 근방은 찬반 진영으로 갈라졌다.
시교육청은 25일 산하 서울시학교보건진흥원 건물에서 대원·영훈국제중에 대한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 청문을 진행했다.
양 학교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시교육청 정문 앞에 비옷을 입은 채 모여 침묵시위 형식으로 종일집회에 참여했다. '전산추점 입학인데 특권학교 웬말이냐', '내로남불! 국제중 폐지 결사반대!' 등 문구가 적힌 피켓·현수막을 들어 항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서울 영훈국제중 학부모들이 25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국제중 지정 취소에 항의하며 침묵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청문 장소에 도착한 두 학교 관계자들은 지정 취소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강신일 대원국제중 교장은 "공정성이나 원칙이나 전문성도 결여된 평가를 통해 학교를 없애려는 시도가 과연 한국 교육발전에 도움되는 건지 저해되는 건지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구성원 만족도 배점을 낮췄고, 기본적인 교육 활동비 및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지원금 등에서 도달할 수 없는 기준을 설정했다"고 주장했다.
김찬모 영훈국제중 교장 역시 "향후 10년 후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해 준비해야 할 교육이 '평준화된 공
교육'인지, 아니면 '다양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교육'인지, 모두가 반문해 보아야 할 문제"라며 "공정한 운영 평가가 되려면 타당한 평가지표와 합리적 절차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서 대원국제중은 65.8점, 영훈국제중은 65.9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훈국제중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평가보다 10.2점이 하락했다. 지난 2015년에 비해 올해 통과 기준 점수는 10점 상승해 70점이 된 바 있다.
아울러 일반중 전환을 찬성하는 진영도 장외 여론전에 나섰다. 진보 성향 교육단체들이 모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서교협)는 오후 1시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교육청에는 중단 없는 절차 이행을, 교육부에는 시행령을 개정해 전국 국제중을 일괄 전환을 요구했다. 국제중 학부모들이 자리를 비워줘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이은경 서교협 공동 상임대표는 "국제중은 영어유치원, 사립초, 국제중, 특목고, 명문대로 이어지는 특권 교육의 중간단계"라며 "국제중은 설립 때부터 잘못됐고 더이상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혜승 남부교육문화연대 대표 역시 "2025년 자사고(자율형사립고)가 다 없어지는데 국제중이 왜 필요한가"라며 "의무교육 안에서 아이 모두가 평등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 교육단체 모임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25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국제중 폐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청문 결과는 늦어도 다음달 14일에는 나오며, 이후 교육부는 오는 9월1일까지는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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