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청와대가 8일 고위 공직자들의 다주택처분을 한 목소리로 주문하며 '부동산 논란'에 흔들리는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외치는 정책 당국자들이 오히려 강남 부동산은 지키려는 모습에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상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고위 공직자들이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다면 어떠한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백약이 무효일 수 있다"면서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을 주문했다.
이어 "각 부처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고위공직자 주택보유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다주택자의 경우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고 지시했다. 고위공직자는 2급(국장급) 이상으로 1500여명 규모다. 지자체를 포함하면 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속 의원들의 주택 보유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소속 의원들에게 '1가구 1주택' 서약 이행 시기를 기존 2년에서 단축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 종합부동산세 강화 법안 등을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고, 그 외 관련법안들도 9월 정기국회에서 다루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청와대 다주택 참모진에게 '실거주 목적의 1주택 외 매각'을 권고하면서 자신은 반포 아파트가 아닌 충북 청주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밝혀 '똘똘한 한 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노 실장은 반포 아파트에 가족이 실거주하고 있고, 청주 아파트는 주중대사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며 수년간 비워져 있던 점을 설명하고 "의도와 다르게 서울의 아파트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비쳐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가족 거주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이달 내에 서울 소재 아파트도 처분키로 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저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엄격히 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현재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인사 가운데 다주택자는 12명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은 국민 눈높이에 맞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조만간 설명 드릴 일이 있을 것 같다"며 향후 매각 상황 공개를 시사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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