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보사 성분 조작' 이웅열 전 회장 불구속기소
약사법 위반·사기·배임증재 등 혐의 적용
2020-07-16 14:00:00 2020-07-16 14:00:24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성분 조작 등 혐의를 받는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창수)는 약사법 위반, 사기, 배임증재,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부정거래·시세조종), 금융실명법 등 혐의로 이웅열 전 회장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 '인보사' 2액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GP2-293)2)'로 제조·판매하고, 환자들로부터 약 160억원을 편취하는 등 약사법 위반,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1년 4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국내 임상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임상책임의사 2명에게 행사가 0달러의 코오롱티슈진 스톡옵션 1만주(매도 금액 총 40억원 이상)를 부여한 후 2017년 4월 주식을 무상으로 교부하는 등 배임증재 혐의도 받는다.
 
이 전 회장은 2016년 6월 코오롱티슈진이 FDA로부터 임상 중단 명령(Clinical Hold)을 받은 사실 등 불리한 사실은 숨기고, 특별임상시험계획(Special Protocol Assessment) 동의를 받은 사실 등 유리한 사실만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비상장주식 가치를 산정해 국책은행으로부터 1000만불 상당의 지분 투자를 받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부정거래) 혐의도 적용됐다.
 
아울러 2015년 5월 코오롱티슈진이 임상 중단 명령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미 3상에 아무 문제없이 진입한 것처럼 홍보하고, 허위로 공시해 지주사와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2015년 11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코오롱생명과학 차명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대주주 양도소득세 세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약 77억원의 미술품 등 구매하는 등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이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25일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달 1일 영장심사를 거쳐 이 전 회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응을 기각했다. 
 
법원은 "피의자 측이 미 FDA의 3상 임상시험 관련 결정을 투자자 등에게 전달하면서 정보의 전체 맥락에 변경을 가했는지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고, 피의자와 다른 임직원들이 인보사 2액세포의 정확한 성격을 인지하게 된 경위와 시점 등에 관해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다른 임직원들에 대한 재판 경과와 그들의 신병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피의자의 지위와 추가로 제기된 혐의 사실을 고려해 보더라도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20일 약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보조금관리법 위반, 업무방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이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대표는 지난달 15일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는 이달 1일 이 대표에 대한 보석 심문을 진행했으며, 이후 10일 열린 8차 공판에서 "형사소송법 제96조에 의해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보석을 허가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17년 7월12일 식약처로부터 인보사의 국내 판매를 허가받았지만, 이후 인보사는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인 것이 드러나 지난해 3월31일 유통과 판매가 중단됐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허가를 받기 위해 성분을 속인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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