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박한기 합참의장이 28일 탈북자 김모씨가 철책 밑에 구축된 배수로의 철망 사이를 벌리고 한강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모씨가 최근 인천 강화도 월미곳의 정자인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 한강을 빠져나간 뒤 헤엄쳐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놨다.
박한기 합참의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의장은 "해당 지역 배수로에는 (침투 저지봉 등) 장애물이 있고 한강하구로 나가는 쪽에도 윤형 철조망이 쳐져 있다"며 "이들 장애물이 오래되고, 윤형 철조망은 많이 노후화 한 것이 식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인원은 키 163cm 몸무게 54kg의 외소한 체형으로 장애물을 극복하고 나갈 수 있는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장애물을 훼손한 게 아니라 벌리고 나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의장은 "감시장비에 해당 인원이 희미하게 포착된 것이 몇 개 확인이 됐다"며 "정밀 검증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군은 철책 감시장비로 열상장비(TOD)와 폐회로텔레비전(CCTV), 감시 카메라 등을 운용하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 의장은 이날 탈북민 김씨의 월북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정 장관은 "모든 부분은 국방부 장관이 (책임) 지고 있기 때문에, (사안에 대해) 소상히 나중에 설명을 드리고 필요한 부분은 추후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의장도 "태안 밀입국 상황 이후 보완 대책을 강구하는 중 강화도 월북 상황이 발생했다"며 "월북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고,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말했다.
경계근무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박 의장은 "이번 월북사건이 발생한 한강 하류 지역은 밀물과 썰물이 교차해 물 높이가 수시로 변하는 곳이다. 이 지역 경계근무의 첫째 임무는 북한에서 우리 지역으로 물길이 형성될 때 적 침투를 차단하는 것이고 두 번째 임무는 북한의 귀순자 발생을 관측하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예기치 않게 물길이, 북한지역으로 밀물이 발생하는 때가 경계를 간과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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