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자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줄줄이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전 LCC가 임금의 60~70%가량만 지급하면서 직원 배정 물량의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 1~2위인
제주항공(089590)과
진에어(272450)는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1584억원, 1092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확보한 자금은 운영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LCC들이 이처럼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자금 확보 목적도 있지만 정부가 올 하반기 LCC 지원 계획을 밝히며 자구책을 강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유상증자 성공 여부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티웨이항공도 501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최대주주의 청약 참여율 저조로 무산됐다. 최대주주인 예림당이 본업인 출판업 부진으로 자금이 부족했고, 항공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기관을 통한 참여 자금 대출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경우 티웨이항공보다는 모기업이 탄탄해 사정이 좀 낫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을 선택했는데 오는 12일부터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받은 후 대주주 등 기존 주주 참여를 받는다.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올 하반기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각사
대주주인 AK홀딩스가 724억원을 출자해 청약에 참여한다는 방침이지만 관건은 신주 물량의 20%(약 340억원)인 우리사주조합 청약이 흥할지 여부다. 코로나19로 노선 대부분을 중단하며 제주항공 전체 직원은 임금의 70%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또 다른 대주주인 제주도도 당초 계획했던 규모의 절반인 40억원만 넣기로 하면서 제주항공의 유상증자가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주항공처럼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을 택한 진에어도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얼마나 참여할지가 변수다. 우리사주에 배정된 물량 규모는 218억원가량인데 진에어 직원들 또한 코로나19로 평균 임금의 70%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한진칼은 진에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주식담보 대출을 통해 4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배정된 물량인 536억원을 모두 소화하려면 1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다만 한진칼은 KCGI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이기 때문에 지분율 유지를 위해 배정 물량을 초과해 청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만약 두 회사가 유상증자에 성공한다면 올해 연말까지 버틸 자금은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CC 생존을 위해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업황이 회복될 때까지 현재 진행 중인 유상증자의 성공적인 실행, 차입 또는 지급 보증 같은 정부의 추가 지원책, 고용안정지원금 기간 연장 등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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