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운사들, 코로나에 감선…일본 조선업 덩달아 타격
MOL·K-LINE, 실적 부진에 선대 축소
2020-08-12 06:02:00 2020-08-12 06:02: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일본 대형 선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감선을 추진한다. 운송 수요 하락에 실적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선대 규모를 축소하는 모습이다. 선사들이 감선에 나서면서 주로 자국물량으로 곳간을 채우던 일본 조선업계도 연쇄적으로 타격 받을 전망이다. 
 
11일 일본해사신문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대형 해운사들이 감선에 나서고 있다.  
 
우선 케이라인(K-LINE)은 향후 5년 동안 선박 52척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장기 고정선대 352척 중 올해에만 20척을 감선할 방침이다. 이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30척 이상을 더 줄여 선대 규모를 300척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MOL 자동차운반선. 사진/MOL 홈페이지 갈무리
 
케이라인은 선대 규모를 조정해 수익이 안정적인 유조선, LNG선 사업은 유지 및 확대하고 시장 여건에 민감한 벌크선, 자동차운반선 사업은 축소하기로 했다.  
 
이번 감선은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해외 자동차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운송 수요가 크게 줄었다. 
 
케이라인의 회계연도 2020년 1분기(4~6월) 영업이익은 1522억엔(1조7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1% 감소했다. 케이라인은 "바이러스 영향으로 영업환경이 매우 열약하다"며 "회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손실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물동량 하락에 따른 선대 규모 축소, 선박 운항 효율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일본 대형 해운사인 MOL도 선대 감축 계획을 내놨다. MOL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유조선 등을 포함해 총 40척을 감선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선대의 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MOL은 1분기(4~6월)에 영업손실 51억2600만엔(573억5000만원)을 냈다. MOL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해상 물동량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운송 수요가 작년 수준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23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대형 선사들이 잇따라 감선 계획을 내놓으면서 일본 조선업계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물동량 감소로 선대 규모를 줄이는 와중에 신조선을 발주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조선사는 자국발주를 앞세워 일감을 확보하는 만큼 해운사들의 감선 계획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자동차 운송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선사가 한번에 20여척 넘게 선대 규모를 줄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올해 신조발주량이 사상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일본 선사가 발주량을 줄이면 일본 조선사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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