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에 개인정보 넘긴 공익, 1심 징역 2년 실형
법원 "불법적 목적 짐작하면서도 정보 유출…수사 협조 안 하고 은폐 급급"
2020-08-14 15:46:40 2020-08-14 15:46:4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피해자의 개인정보 등을 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회복무요원(공익요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장원정 판사는 14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익요원 최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조주빈에게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한 공익요원에게 법원이 14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사진은 시민단체들이 텔레그램 음란영상방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장 판사는 "최씨는 주민센터 요원으로 근무하며 공무원들이 등·초본 사실확인서를 맡긴 것을 계기로 불법적 목적을 충분히 짐작하면서도 조주빈 등에게 정보를 무단 유출했다"며 "일부 정보는 조주빈이 협박 등 범행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씨가 유출한 양이나 주소, 가족관계, 출입국내역 등 질을 고려하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면서 "대체로 최씨가 시인하지만 수사과정 및 법정에서의 태도를 보면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범행이)적발된 계기는 조주빈의 협박 피해자의 신고에 의한 것이고 추가 범죄를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수사에 협조를 하지 않고 은폐하기 급급했다"며 "범행 수익에 관해서도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할 만한 진술을 안 했다"고 강조했다.
 
또 "조주빈으로부터 받은 돈은 10만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씨는 조주빈 이외에도 성명불상의 다른 사람에게도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상당한 대가를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리한 정상을 고려하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자신이 담당해야 할 개인정보처리 업무를 맡긴 주민센터 공무원의 잘못된 관행이 범행의 계기"라며 "공익요원 사이에서는 불법 고액 알바 개념으로 받아들여졌고, 최씨는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고 유리한 정상을 설명했다.
 
최씨는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공무원의 공인인증서를 알게 된 뒤 이를 이용해 불법 조회한 개인정보를 조주빈에게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주민등록등·초본을 발급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하고 이 중 17명의 개인정보를 조주빈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최씨를 우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조주빈과의 공모관계 등 다른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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