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검찰이 프로포폴을 불법적으로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열린 채 전 대표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 같은 형량과 추징금 4532만원을 요청했다.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동종 전력에도 재범 기간과 횟수가 적지 않아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수사) 초기부터 자백하고 다이어리, 휴대전화 제출 등 수사에 성실히 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로 인해 병원이 운영 안 되게 하고 원장과 실장 등의 구속에 기여했다"며 "더 이상 여배우, 유흥업소 여직원이 피부 미용을 하면서 (프로포폴을)즐기는 것이 아니라 재벌 남성도 중독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오남용 위험을 알린 것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채 전 대표는 최후진술을 통해 "후회하고 반성한다"면서 "지속적인 병원 치료와 운동으로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 죄송하다"고 호소했다.
채 전 대표 측 변호인도 "지난 잘못과 나약함을 스스로 책망하고 후회하고 있다"며 "비록 처벌받을 처지지만 늦기 전에 발각돼 다행이라는 심정으로 변호인에게 토로하기도 했다. 건강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 원만한 사회 복귀에 지장이 없도록 최대한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채 전 대표는 이날 결심 공판 전 피고인신문 과정에서 '애경개발 대표이사로서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업무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아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았다', '프로포폴을 반복 투약받으며 의존하게 됐다', '운동과 약물치료 중이며 프로포폴 위험성을 인식하고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등의 답변을 했다.
채 전 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0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채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성형외과에서 총 10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병원장 김모씨, 간호조무사 신모씨와 공모해 지인의 인적사항을 김씨에게 건넨 뒤 프로포폴 투약내용을 분산 기재하게 하는 등 총 90회에 걸쳐 진료기록부를 거짓 작성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채 전 대표는 애경그룹 창업주인 고 채몽인 회장의 3남 1녀 중 막내다. 지난 1994년 애경그룹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지난 2005년 애경개발 대표이사를 맡았으나 마약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된 이후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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