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코로나 2차 대유행과 일자리 위기
2020-08-21 06:00:00 2020-08-21 06:00:00
우려했던 상황이 결국 터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코로나19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814, 15일 이틀 연속 100명대를 기록하더니 16일에는 279명으로 치솟았다. 1420일 일주일 동안 무려 1576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수도권 일부 교회에서 번진 코로나는 이제는 커피 전문점과 사무실, 음식점, 놀이공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도 동시다발로 확산되는 ‘2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 서울 경기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결정했다.
 
코로나19는 국민 생명을 위협하면서 국가간 이동 제한과 대면 접촉의 억제로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항공과 관광, 음식점 등 대면 접촉이 많은 업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관광분야 피해액은 7월 말 현재 590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월 대비 5월 방한 외래관광객이 97.9%, 국민해외관광객이 98.4% 감소함에 따라 여행업 매출은 90.6%나 떨어졌다. 관광숙박업 매출 역시 반 토막이 났다.
 
어렵지만 그래도 한국경제의 상황은 다른 나라보다 긍정적이다.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는 전제 하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마이너스 성장이지만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전망치이다. 일본 6.0%, 독일 -6.6%, 미국-7.3%, 영국 -11.5%, 37개국 전망치 평균 -7.5% 등과 비교하면 좋은 성적이다. 위기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온 한국경제의 저력이다.
 
그런데 낙관적인 전망은 여기까지다. 경제성장률 0.8% 성장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는 전제 하의 전망치이다. 2차 대유행을 막지 못한다면 모든 상황은 원점에서 재검토다. 2차 대유행은 우리나라만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양상이라는 점이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816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94000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100일 넘게 코로나 확진자가 없었던 뉴질랜드도 확진자가 발생하여 총선을 연기했고, 미국은 매일 평균 코로나 사망자 수가 1000명에 이르고 있다. 유럽도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5월 이후 감소했던 확진자 수가 봉쇄조치 완화,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 증가세로 돌아섰다. 프랑스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섰고, 이탈리아도 신규 확진자가 6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 위기의 경제적 파장은 고용위기로 나타난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신규 투자는 감소하고 신규 일자리는 줄어든다. 취업이 막혔던 IMF세대처럼, 코로나19세대가 회자된다. 통계청의 20207고용동향에 따르면, 7월 실업자는 113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4.0%20년 만에 최고치이다. 주목 할 것은 7월 비경제활동인구가 1655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2000명 늘어났다는 점이다. 실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동안에 비경제활동인구가 5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고용시장이 고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악화되는 고용 상황에 수해와 코로나 2차 대유행은 불에 기름을 붙는 꼴이다. 장마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하면서 한국경제 회복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주력 산업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일자리를 지키는 모든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먼저, 특별고용지원업종의 기간 연장과 업종 추가가 필요하다. 정부는 올 3월부터 여행·관광·항공업계 등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했으나, 지급기간이 최장 6개월로 9월 중순 만료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이들 업종의 경영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여 연말까지 기한을 연장하여 해당산업 노동자의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고용유지 지원제도 사각지대 축소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코로나의 최대 고용 피해자인 비정규직 및 협력업체 노동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음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이다. 나라 밖에서 코로나19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길이 더 좁아져 제조업의 고용위기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물량 축소의 대응 방안은 노동시간 단축이다. 독일 금속노조(IG Metall) 위원장인 요르그 호프만은 2021년 임금 교섭에서 주4일제 도입을 공식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숙련된 일자리를 지키면서 임금을 조정하여 해고 없이 함께 사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미래형 그린 일자리 만들기다. 경기침체로 민간의 일자리 창출이 어려울 때 정부는 마지막 고용주의 책임을 맡아야 한다. 일자리를 지키고 내수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버팀목 역할이 없다면 소득감소수요위축대량실업의 악순환을 막을 수 없다. 정부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탄소중립을 지향하고 경제기반을 저탄소·친환경으로 전환하는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노사정 모두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 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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